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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이슈추적 | 등록 2003.03.06(목) 제44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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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총재님의 ‘깡통계좌’ ? 주식투자로 거액 날린 박승 한국은행 총재…전환형 수익증권·근로자주식저축 등서 9억여원 손실
한국은행 박승 총재가 지난해 주식투자로 거액을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은행이 최근 밝힌 박 총재의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박 총재는 지난 한해 동안 주식투자로만 모두 9억원가량을 날렸다. 이로써 50억원이던 재산도 4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통화정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중앙은행의 총재가 주식투자로 그런 거액을 날렸다는 것은 여러 모로 화제를 낳고 있다. 박 총재는 지난해 3월 한은 총재로 내정되면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모두 정리해 수익증권에 가입했다. 가입금액은 30억원이었다. 이 증권은 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했다가 수익률이 8%에 이르면 주식을 모두 정리하고 채권만을 편입하는 이른바 전환형이었다. 초기에 주가가 오르면 8%의 수익을 내고, 남은 기간에 채권이자로 추가 수익을 노리는 상품이다. 그런데 가입 초기부터 주가가 하락함으로써 채권형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손실이 자꾸 커진 것이다. 박 총재의 평가손실은 모두 7억6천만원에 이르렀다. 한은쪽은 “가입 당시 종합주가지수가 896에서 지난해 말 628로 30%가량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내정 뒤 보유주식 수익증권으로 전환
박 총재는 이외에도 2000년 말에 가입한 근로자주식저축과 장기증권저축을 통한 주식투자에서도 거액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투자종목인 한국컴퓨터와 한단정보통신 주가가 지난 한해 동안 각각 52%, 83%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3억3천만원이던 평가액이 1억6천만원으로 반토막났다. 한은쪽은 “2000년 말 가입 초기에는 1억5천만원이던 것이 지난해 초까지 크게 늘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대학교수 시절 고향에 갖고 있는 땅을 팔아 마련한 돈을 주로 주식에 투자해 재산을 늘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한은 총재로 내정되면서 세금혜택이 있는 근로자주식저축·장기증권저축을 제외한 보유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그 돈을 간접투자상품에 넣었다. 이후 한은 총재라는 자리를 이용해 주식투자를 한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보유주식과 수익증권에 전혀 손대지 않았다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가입한 뒤 그대로 뒀다고는 해도, 투자 원칙으로 보면 무리수가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재산 가운데 60% 이상을 투자위험이 큰 상품에 투자한 것은 한은 총재를 맡을 만큼 금융을 잘 아는 사람의 판단치고는 어설퍼보인다는 것이다. 전환형 수익증권은 고수익보다는 단지 채권이자율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설계된 상품이지만, 초기에는 주식투자가 주가 되는 만큼 주가하락기에는 매우 위험이 크다. 그런데도 거액을 한꺼번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금융 전문가의 어설픈 분산투자 지적
박 총재의 거액 수익증권 투자는 그가 당시 우리 경제를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그가 전환형 수익증권에 30억원을 투자한 시점은 지난해 3월이다. 이 무렵 경기지표는 경기가 본격회복세로 접어드는 모양새였다. 주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경기는 본격회복세로 이어지지 못하고 주춤하다가 지금껏 옆걸음질을 계속하고 있다. 한 증권사 분석가는 “한은 총재의 주식투자 실패는 어느 누구도 앞날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은 비서실 관계자는 “앞으로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총재님은 임기말까지 (가입상품이나 주식에) 전혀 손대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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