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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이슈추적 | 등록 2002.11.28(목) 제43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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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의심 들면 한번 나와 보라” 11월21일 오후 5시, 벌써 땅거미가 깔려 초겨울 추위가 찾아온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관위 정문 앞. “저 안에 있는 분들의 경험과 상식을 기준으로 보면 노사모를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노사모 해체 조처에 항의하는 1인시위를 하던 황동렬(37·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씨는 선관위 건물을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1인시위를 하려고 오전에 직장에서 조퇴하고 왔어요. 사무실을 빠져나오는데 남아 있는 동료들의 눈치도 보였지만, 부당한 조처에 당하고만 있을 수 없잖아요.” 이날 황씨와 같이 번갈아 1인시위를 하던 김태중(36)씨와 조계출(33)씨는 하는 일은 다르지만 황씨와 같이 일산에 사는 노사모 회원이다. 이들은 노사모가 도맷금으로 사조직으로 넘어가 인격적인 모멸감을 안겨줬다고 했다. “사조직이란 게 뭡니까. 신념도 없이 어떤 대가를 바라고 은밀하고 떳떳지 못한 일을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내가 좋아서 내 돈과 내 시간을 내서 공개적으로 만나는 우리가 무슨 사조직입니까.” 이들은 자신을 사조직이라고 믿는 선관위쪽 관계자들이나 ‘그래도 노사모의 뒤에는 뭐가 있을 것’이란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사람들은 노사모 모임에 한번 나와보라고 권했다. “다른 모임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이나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한턱 내기도 하지만, 우리는 각자 1만~2만원씩 내서 퇴근 뒤인 오후 8시쯤 만나 밥 같이 먹고 맥주 한잔씩 합니다.” 서울의 한 지역 노사모 모임에서 활동하는 김인배(43)씨는 서울 강남에 있는 벤처기업 간부다. 그는 지난주 노사모 모임에 철강회사 영업부 대리(32), 민간연구소 박사 연구원(34), 의류업체 사장(40), 주부(38) 등이 참석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나이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고, 고향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다. 하지만 모이면 노무현을 도울 방법을 이야기하고,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노사모에는 자발적으로 가입한 6만6300명의 회원이 있고, 이들 회원은 70개의 지역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거나, 58개의 취미별 동호회에서 개별적으로 활동한다. 이들 단체는 노사모란 이름으로 같이 활동하지만 거의 독자적인 재정과 의결구조로 활동한다. 2000년을 기준으로 한나라당 당원 260만명 가운데 당비를 내는 당원은 2300명, 민주당 당원 170만명 가운데 당비를 낸 당원은 387명, 자민련 당원 140만명 가운데 당비를 낸 당원은 570명이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발적 참여 풍토가 없는 한국 정치현실에서 노사모는 돌연변이 취급을 받게 마련이다. 지난주 한 은행 계약직 직원이라는 노사모 회원은 다음과 같은 글을 노사모 게시판에 올렸다. “노사모 활동한답시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많은 돈은 아니지만 조금씩 써나가다 보니 적자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마누라랑 자주 싸웠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월급은 그대로 갖다주고 노사모 활동하는 데 쓰는 돈은 내가 벌어 충당하기로. 그래서 생각한 게 제가 오후에는 여유가 있어서 월 세차(차 한대를 한달 동안 닦아주는 것)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 손은 항상 지저분하죠^^. 이 지저분한 손으로 노짱을 이 나라 지도자로 만들고 싶습니다. 누구나 자기가 좋아서 하는 일에 보람을 갖고 산다는 게 참 행복하고 좋은 것 같습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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