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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이슈추적 등록 2002.08.28(수) 제424호

[이슈추적] 한나라당 “이해찬이 헷갈려”

8월21일 ‘이해찬 발언’ 직전까지 한나라당은 병풍대응법을 놓고 내분상태로 빠져들었다. 서청원 대표실과 이회창 대통령 후보 특보단, 대변인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욕설까지 주고받았다. 특히 지난 8월7일 이회창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어 “위법사실이 밝혀지면 후보사퇴는 물론,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밝힌 것을 놓고 책임공방이 뜨거웠다. 후보 특보단이 이회창 후보의 결백 주장만 믿고 덜컥 회견을 주도했지만 검찰에서 흘러나오는 사실들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회견이 씨앗이 돼 당 안팎에서 이회창 사퇴론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마저 감돌았다. 서청원 대표실도 “이 후보는 계속 뒷전에 물러서 있어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말렸었다.

‘이해찬 발언’은 생명수였다. 발언 직후부터 한나라당은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움직였다. 오전 9시30분 규탄대회, 11시30분 검찰청사 앞 시위, 오후 1시30분 의원총회, 3시 본회의장 성토, 4시 다시 의총…. 마치 그동안 당한 일을 한풀이하듯 22일 하룻동안에만 이렇게 집중반격에 나섰다. 이후 강경론이 한나라당을 압도했다. 김정길 법무장관 해임안이 제출됐다. 서청원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병역수사는 청와대가 기획·공작한 것으로 몰아갔다. “공작 차원의 병역수사는 용납할 수 없다”며 수사 결과에 대해 승복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흘렸다.

지도부는 강공이 대선에 유리한 지형을 형성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당내 분란과 정치권 일각에서 움트던 ‘이회창 낙마론’을 불식하는 부수효과도 기대했다. 김문수 기획위원장은 당내 흐름을 이렇게 정리했다. “애초 병풍을 8·8 재보선용으로 생각했는데, 완패 뒤에도 더욱 발악한다. 당안에서 왜 검찰청까지 항의를 가야 하느냐고 하는데, 12월19 대선날까지 세풍·북풍·안풍이 계속 몰아칠 것이다….” 앞으로 있을 이회창 죽이기 2,3탄을 막기 위해서라도 부담을 감수하며 계속 강공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호흡조절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 후보의 한 핵심 참모는 “이해찬 발언이 있었으니 일단 내지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독인지 약인지 곱씹어봐야 할때”라고 말했다. 병풍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언론과 국민 관심이 상당히 떨어졌다. 병풍은 사라지는 주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해찬 의원 발언과 그에 맞선 한나라당의 강경대응이 병역논란을 다시 사회적 핵심 이슈로 부활시켰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도 “이제 어쩔 수 없이 연장전을 벌여야 할 처지다. 이러다 대선 때까지 병역논란이 계속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이해찬 의원의 발언을 해프닝으로 몰아간다. 동시에 이회창 후보의 빌라파문 재점화, 장교 예편 특혜 논란 등 다른 이슈를 제기하자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의원들에게 “병역문제에 대한 진실은 오직 하나다. 진실에 관한 어떤 의심도 갖지 말라”며 결백을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김홍신·김광원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의연하고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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