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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총리’는 도덕성 필요없나 의혹 해명 없이 “잘 봐달라” 일관하는 장대환 총리서리… <매일경제> 동원 전방위 로비
위장전입은 맹모삼천지교?
‘봉사’를 앞세운 장 서리는 그러나 그동안 제기된 온갖 의혹에 대한 해명은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대신 몇 차례나 “‘16년 고향집’인 언론에서 도와달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온갖 의혹이 언론을 통해 터져나오면서 국회 청문회에 앞서 사실상 ‘언론 청문회’가 돼버리자 동업자인 언론한테 ‘옛정’을 생각해 봐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자신이 매일일경제신문 사장이었다는 사실과 지금은 ‘총리서리’ 신분이라는 점을 구분하지 못한 이 말은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한 전화공세와 함께 장 서리의 윤리성과 도덕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한다. 경실련 고계현 정책실장은 “언론사 사장과 총리는 전혀 다른 차원인데도 그런 말을 한 것은 장씨의 공사 구분이 모호하다는 점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장 서리의 윤리의식 빈곤은 “(총리로서) 일할 기회를 준 뒤 평가해달라”는 대목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자신을 둘러싸고 의혹이 제기된 옛날 일은 다 제쳐두고 ‘총리만 시켜달라’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사람이 고위 공직자가 돼야 하는지에 대한 엄격한 윤리적 잣대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여성계의 한 인사는 “장상 전 총리서리는 사실을 왜곡해가면서 자리에 연연해하지 않았지만 장대환씨는 이런저런 사람을 만나고 다니면서 도와달라고 하는 등 도덕적 경계 및 기준도 없이 자리에만 욕심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장 서리는 강남 8학군으로의 자녀 위장전입에 대해 “그 문제는 ‘맹모삼천지교’로 봐달라”고 했다. 부모의 자식사랑 정도로 곱게 봐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이 또한 도덕적 불감증을 다시 한번 드러낸 ‘궤변’이라고 말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맹자 어머니의 교육관에 법을 어긴 위장전입을 빗댄 것은 부적절성의 극치다. 자식이 군에 입대해 고생하는 것을 막으려고 유학 보내는 병역비리를 저질러도 자식사랑이냐”고 비판했다. 경실련 고계현 실장은 “장 서리의 그릇된 교육관은 권력과 부를 가진 지도층의 의식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서민들은 15일 이전에 주민등록을 이전하지 않으면 물리는 과태료 때문에 꼭 동사무소에 찾아간다. 이런 장씨가 총리가 되어 진정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느냐”고 우려했다.
경제신문사 사장의 주식투자
‘비즈니스’와 ‘취재’의 구분이 모호한 <매일경제> 스타일도 장 서리의 뒤틀린 윤리관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윤리는 뒷전인 채 ‘비즈니스 마인드’를 강조하면서 기자들을 각종 사업 및 행사유치에 동원했다는 것이다. <매일경제>는 자사 소개란에 “연 316회. 일요일만 빼고 매일 한 건의 행사를 치러냈다. 이는 <매일경제>의 활동성과 역동성을 보여준다”고 아예 드러내놓고 밝히고 있다. 장 서리는 공공연히 <매일경제> 기자들한테 “비즈니스와 취재를 위해 골프는 필수”라고 말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취재와 비즈니스가 서로 경계선 없이 얽혀들어가는 셈인데, 이런 경향은 여러 종목에 걸친 장 서리의 주식보유에서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장 서리가 보유한 주식은 13개 회사 29억4천만원어치로, 4개 회사만 <매일경제> 관계사이고 나머지는 일반 투자 종목이다. 언론사 증권담당 및 경제부 기자의 주식 거래가 제한받는 상황에서 경제신문사 사장이 주식투자를 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 언론사라는 지위를 이용해 언제든 고급 정보를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윤태식 게이트 당시 ‘패스21’ 주식을 받은 기자들 중 <매일경제> 기자가 가장 많았던 것도 장 전사장의 언론관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보도와 돈벌이의 경계가 흐려진 데서 비롯됐다는 얘기다. 특히 <매일경제> 편집국장과 정치부장 등 주요 간부들이 한나라당을 방문해 장 총리서리 인준을 협조요청한 사실을 두고 매일경제신문쪽은 “취재목적 겸 방문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기자윤리’는 무엇인지, 취재와 로비가 어떻게 다른지 전혀 분리해 판단하지 않는 것이다.
“도둑을 피하려다 강도 만난 꼴”
청와대는 장 서리에 대해 “탁월한 경영 마인드를 갖춘 CEO형 총리”라고 했다. 그러나 돈 잘 버는 ‘자질’은 뛰어날지 몰라도 좋은 신문을 만들어 사회에 봉사한다는 의지는 빈약했던 것으로 언론계는 평가한다. 특히 이는 매일경제신문 창업자인 고 정진기씨(장 서리는 정씨의 사위다)의 언론관과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정씨는 생존 당시 “회사는 종업원의 것”이라는 말을 자주 했고, 작고하기 전에 ‘매경 주식의 80%를 사회에 환원하라’고 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 서리가 사장으로 있던 매일경제신문은 종업원을 대표하는 노조의 전임자가 없다. 노조위원장과 노조 사무국장이 현업에 그대로 종사하면서 임단협 기간에만 전임을 맡아온 게 벌써 수년째다. 단협 조항에는 2명의 노조전임자를 둘 수 있게 돼 있지만 회사쪽은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장대환 총리서리 지명은 노동자와 서민 입장에서는 도둑을 피하려다 강도를 만난 꼴”이라고 논평했다. 장상 전 총리서리를 빗대어 한 말이다.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조현옥 대표는 “국정 수행능력도 개인의 도덕성, 윤리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국회 인준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국민 청문회’에서 장 서리는 이미 부적절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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