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추적 ] 2002년08월14일 제422호 

“CEO 총리라 불러다오”

언론사 경영의 귀재 장대환 총리서리… 재벌 편향 지적에 탈세 의혹도 논란


사진/ 장대환 총리서리는 ‘언론사업’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지난 8월9일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는 장 총리서리. (청와대사진기자단)


새 총리서리에 임명된 장대환(49)씨는 경영마인드를 갖춘 ‘젊은 언론경영인’으로 불린다. 매일경제신문 창업주의 사위인 그는 지난 86년 매일경제에 입사해 2년간의 경영수업을 마친 뒤 14년 동안 사장을 맡아오면서 실질적인 사주 노릇을 해왔다. 같은 오너인, 두세살 차이의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과 친하게 지내는 사이다.

그러나 ‘뜻밖의 인물’인 그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캐릭터는 언론인보다는 “탁월한 경영능력이 있는 최고경영자(CEO)”(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이 밝힌 발탁 배경)다. 최초의 ‘CEO총리’라 할 만하다. 하지만 언론 ‘경영인’으로서 장 사장은 언론계 안팎에서 신문을 지나치게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문은 돈벌이 수단… 현 정권서 급성장

매일경제신문은 해마다 수백개에 이르는 각종 행사 및 사업을 벌여왔다. ‘세계지식포럼’과 ‘비전코리아’를 비롯해 낚시대회까지 주최한다. ‘000포럼’, ‘000세미나’ 등의 이름을 단 각종 사업들은 후원·광고협찬 등 수익과 직결된다. 하루치 신문에 매일경제가 주관하거나 후원하는 행사소식이 무려 8개나 실릴 때도 있다. 언론비평전문지인 <미디어오늘>은 “매일경제 안에서 ‘1기자 1사업’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기자들이 보도보다는 사업유치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사원처럼 ‘비즈니스’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그 뒤에는 언론의 비판적 기능이나 사회적 역할보다는 오직 수익만 좇는 장 사장의 철저한 경영마인드가 깔려 있다.

매일경제 안에서도 “장 사장의 경영능력은 인정하지만 언론사로서 바람직한 비판문화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며 그 장본인으로 장 사장을 지목하는 이들이 있다. 장 사장은 언론에 대한 뚜렷한 철학을 갖고 있다기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는 일반 사기업의 CEO형이었고, 대외행사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사업이 시작되면 매일경제 기자들은 대기업 임원 등을 상대로 행사참가를 독려하는 일에 나서곤 한다. 기업체·기관·은행 등에 참가비를 내고 행사에 참여하도록 종용한 일이 몇 차례 물의를 빚기도 했다. 사업국이 따로 있긴 하지만 매경오픈골프대회를 주관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고, 사업유치는 주로 편집국에서 맡는다. 기자들의 사업유치 실적은 곧바로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집국과 업무부서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이다.

매일경제가 벌이는 대부분의 사업들은 해당 정부 부처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환경부·산업자원부·건설교통부 등이 ‘공동 후원’ 형식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식이다. 매일경제신문은 특히 현 정부 들어 사세를 급격히 확장했다. 장 사장과 김 대통령의 인연 역시 매일경제신문사의 사업으로 맺어졌다. 매일경제는 지난 97년 10월 ‘매일경제-부즈엘런&해밀턴 한국보고서’를 내면서 본격적인 지식강국 사업을 펼쳤다. 그 뒤 장 사장은 현 정부 출범 직전 구성된 국가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했다. 매일경제의 지식강국 사업은 현 정부가 내세운 ‘지식기반경제’의 기초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외행사에 주력한 장 사장은 ‘세계지식포럼’을 개최하면서 빌 게이츠, 폴 크루그먼 교수 등을 초청했고, 이런 유명인사들을 앞세운 청와대 예방 형식으로 김 대통령과 친분을 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매일경제신문 지면과 이벤트를 통해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주도적으로 홍보해온 점이 크게 부각돼 총리서리로 지명됐을 뿐이다. (그가) 재벌과의 친교도 두터워 보수신문과 재벌을 고려한 정치적 인사”라고 평했다. 총리는 각계 각층의 이해를 원만하게 조정하면서 국가정책을 펴야 하는 자리인데, 돈벌이만 추구하는 장 사장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언론계 내부에서조차 언론 출신의 총리 탄생을 환영하기에 앞서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정책도 수익성만 따질 것인가

장상 총리서리가 서리 딱지를 떼지 못하고 망신만 당한 채 물러났지만, ‘또 다른’ 장 총리서리에 대한 검증 절차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에서는 공익과 사기업의 논리가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균형있는 보도보다는 사세확장과 돈벌이에 치중한 그가 국가정책 역시 ‘돈이 되냐 아니냐’는 수익성 논리로 바라볼까봐 우려된다는 것이다. 매일경제신문은 지난 2001년 언론사 세무조사 때 수백억원을 추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세청 고발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사장직에 있으면서 거액을 탈세한 이 부분도 큰 논란거리로 불거질 것 같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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