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추적 ] 2002년07월17일 제418호 

검찰 수사, 이것이 쟁점이다

억울한 죽음의 실체적 진실은 밝혀질 것인가. 고 신효순·심미선양 사망 사건을 맡은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은 법무부의 재판권 포기 요청과는 별도로 먼저 사고 관련 미군 병사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우리 법원이 재판을 진행할 경우 기소 준비를 위해 조사가 필요하며, 설령 미군이 거부하더라도 미군 조사가 충분한지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는 △통신장치 고장 △교행수칙 준수 △사고차량 과속 등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군 당국이 지난 6월19일 발표한 ‘한·미 합동조사 결과’가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군 당국은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이 관제병 페르난도 니노 병장의 경고를 듣지 못한 까닭을 운전병이 다른 곳과 교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헬멧 통신장치는 다른 곳과 교신하더라도 탑승자 사이의 인터컴은 들려야 한다는 반론이 만만찮다. 이와 관련해 7월5일 발행된 미2사단 공보에서도 이번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로 “탱크 운용 장병 상호간의 통신이 간헐적으로 끊겨 차량장이 운전병에게 지시를 내릴 수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비 고장이 사고 원인으로 드러날 경우, 미군이 이미 기소한 사고 차량 운전병과 관제병 외에도 장비 관리자, 운행 승인자 등도 사고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사고를 낸 궤도차량은 사고 당시 맞은편에서 오던 다른 궤도차와 1m 전방에서 정지했다는 미군 쪽의 발표내용도 검증이 필요하다. 마주보고 달려오던 2대의 궤도차량이 애초 정지하지 않고, 교차통행하려 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기 북부지역 도로는 대부분 1차선으로, 왕복 차선을 합쳐도 폭이 6∼6.5m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궤도차량(너비 약 3.65m) 2대를 붙여 합친 7.3m에 못 미친다. 미군 훈련수칙에 궤도차량 교행수칙이 있는지와 만약 있으면 이를 지켰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또 도로 상황에 맞는 훈련수칙을 만들지 않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도 검찰이 규명해야 할 숙제다.

사고 차량이 사고 당시 과속을 했는지 여부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미군 쪽은 사고 궤도차량은 시속 8∼16km로 운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운전병은 좁은 길에서 다른 장갑차가 마주오는데도 멈추지 않았다. 여기에 사고 당시 “미군 장갑차가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는 주민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어, 과속으로 학생들을 미처 피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훈련 상황에 대한 주민 통보 여부, 그리고 사고 차량의 구조 때문에 운전병의 시야가 제한됐다는 미군 쪽의 주장도 검찰이 확인해야 한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 김종일 공동위원장은 “주둔군지위협정을 보면 공무 중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도 한국 경찰과 미군이 협력해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 쪽이 초동수사에서 완전히 배제된 만큼 검찰이 이제부터라도 철저한 조사를 벌여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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