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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업 수사는 산 너머 산 김홍걸씨 구속으로 세간의 관심은 빠르게 김홍업씨에게로 쏠리고 있다. 그러나 홍업씨에 대한 검찰수사는 홍업씨의 이권개입 개연성을 보여주는 몇 가지 정황적 단서만 찾아낸 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검찰의 참고인 강압수사 논란과 이를 청와대가 음성적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사건수사와는 별개로 검찰에 큰 부담을 주었다. 이에 따라 월드컵 개막 이전에 홍업씨의 사법처리까지 끝마친다는 검찰의 애초 일정과 달리 수사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홍업씨 수사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홍업씨의 돈거래에서 대가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홍걸씨 수사가 크게 보아 폭로자(천호영)와 핵심관계자(최규선)의 주장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면, 홍업씨 수사는 이렇다 할 제보나 폭로가 없는 상태에서 계좌추적을 통해 의혹을 찾아나가는 작업이다. 한쪽이 지도를 놓고 길을 따라갔다면, 다른 한쪽은 더듬어서 길을 찾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홍업씨 사건은 돈세탁 과정이 치밀해 계좌추적이 곳곳에서 끊어지는데다 관련자들도 단순한 대차관계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검찰이 밝힌 내용의 상당부분이 홍업씨의 개인비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들이라는 점도 검찰을 난처하게 한다. 차정일 특검팀에서 포착한 홍업씨와 김성환씨의 돈거래 내용은 애초 홍업씨가 대가성으로 받은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일부 대선자금 잔여금을 포함해 홍업씨가 김씨를 통해 ‘관리’해온 돈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밖에 김씨 이름으로 되어 있는 33억원대의 주택과 홍업씨의 다른 친구인 유진걸씨의 차명계좌에 들어 있는 20억원 등도 출처가 모호해 홍업씨가 관리해온 정치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 홍업씨 개인비리만 캐서는 사건의 본질을 밝혀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홍업씨 사건의 참고인인 유진걸씨가 강압수사를 받았다는 논란은 지난 5월10일 대검에서 조사를 받던 유진걸씨가 갑자기 쓰러진 게 발단이 됐다. 지병인 심장병이 도진 것이다. 그러나 사건의 칼끝은 검찰보다는 청와대를 먼저 향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같은 날 유씨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 강압수사 여부를 알아보고 간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유씨에게 강압수사를 받았다는 자술서를 쓰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쪽은 “대통령 친인척과 관련한 사건의 강압수사 여부를 알아보는 건 민정수석실의 정당한 직무수행”이며 “자술서를 쓰도록 강요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그러나 검찰 쪽에서는 “검찰수사가 한창일 때 청와대에서 핵심 참고인을 찾아가 수사과정 등을 물어본 것은 검찰수사에 흠집을 내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찰의 가혹수사 여부도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유씨 가족들은 “유씨가 조사 도중 집에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보내주지 않았다”며 “참고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 문제와 관련해 한때 유씨의 변호사로 선임된 최아무개 변호사는 “유씨한테서 ‘검찰이 사실대로 불지 않으면 형 회사인 평창종건이 망할 수 있다고 협박하고 귀가의사도 무시했다’는 진술을 듣고 메모까지 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래저래 가혹수사 논란을 둘러싸고 검찰수사는 또 다른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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