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인사에 개입하려 한 내용의 녹음 테이프가 공개되는 등 ‘소통령’의 국정농단 의혹이 잇따라 터져나왔다.
그러나 검찰은 현철씨의 혐의에 대해 제대로 수사를 벌이지 않다가 국민여론은 물론 검찰 내부의 거센 반발을 샀다. 결국 그해 3월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아들 문제로 대국민 사과담화를 발표한 직후, 검찰 명예회복이라는 국민의 요구를 등에 업고 심재륜씨가 대검 중수부장에 임명됐다. 심재륜 부장이 임명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심 부장의 드림팀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현철씨 측근인 박태중씨의 입을 여는 데 성공했고,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5월17일 마침내 현철씨를 구속했다.
특검제를 시행한 5년 뒤 상황은 형식에는 변화가 있었으나 수사과정의 전체 맥락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권력핵심 관련설이 시중에 파다하게 퍼졌으나, 검찰은 두번씩이나 수사를 흐지부지 마무리했다. 처음에는 이용호씨를 풀어주더니 다음에는 이용호씨 개인비리로 몰아갔다. 결국 차정일 특검이 임명된 뒤에야 권력핵심의 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됐고, 검찰 위상회복의 책임을 부여받고 변호사 이명재씨가 검찰총수에 임명된 뒤 대통령 둘째아들에 대한 수사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대통령 둘째아들의 돈 문제와 관련한 최측근들의 유사점이다. 현철씨의 최측근이자 자금관리인이던 이성호 전 대호건설 사장은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 미국으로 출국해버렸다. 이씨는 자신의 돈 17억원을 현철씨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홍업씨의 최측근이자 자금관리인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는 김성환씨도 특검수사가 시작되자 곧 잠적했다. 지금까지 김씨도 홍업씨에게 10억원을 직접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이씨와 김씨는 서초케이블TV와 서울음악방송·GG-TV(위성방송)이라는 새 영상매체사업에 각각 손을 댄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방송사업에 손을 댄 두 사람의 공통점은 단순히 관심사가 일치한 것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사업 시행 당시에는 모두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기대하던 사업이라는 점이 오히려 공통점에 가깝다.
현철씨와 홍업씨의 차이점이라면 아직까지 홍업씨의 국정개입과 농단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