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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집사 개인의 탈선? 이수동씨가 이용호씨에게 받은 이수동씨의 5천만원, 과연 ‘정권 차원의 비리’로 커질까
‘대통령 집사의 탈선’이 꼬리가 잡혔다. 꼬리가 잡히자 여론은 집사의 탈선이 아태재단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지켜보기 위해 숨을 죽였다. 현재로선 집사가 탈선했다는 사실말고는 구체적인 내용이 규명되지 않고 있다. 지앤지그룹 회장 이용호씨로부터 수표 5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는 그 돈에 대한 대가로 무슨 일을 한 걸까.
엇갈리는 진술, 진술들
특검팀은 돈을 건넨 시점(2000년 3월 말)이 인터피온과 삼애인더스의 주가조작을 검찰과 금감원에서 내·수사하던 중이었고, 김영재 전 금감원 부원장보의 동생이 당시 인터피온 전무로 영입된 사실 등에 비춰 도승희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도씨는 “이수동 전 이사가 김영재씨와 친분이 있는 ㄱ대 황아무개 교수(전 아태재단 간부)를 소개해, 황 교수로부터 ‘이용호씨에게 김영재씨를 찾아가도록 연락하라’는 전화를 받고 이용호씨에게 이를 알렸다”고 구체적인 정황까지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이사는 특검팀에서 돈을 받은 사실말고는 금감원 청탁 등의 혐의에 대해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더욱이 25일 도씨와 대질신문을 벌인 황 교수도 자신이 이용호씨를 김영재씨에게 소개한 일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황 교수는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도씨를 알지 못한다”며 “도씨가 나를 잘 안다면 특검 조사에서 내 이름과 소속대학 이름도 제대로 대지 못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특히 황 교수는 “이수동씨와 김영재씨가 전부터 친분이 있어서 내가 중재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영재씨는 황 교수의 주장과 달리 “이 전 이사와는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도승희씨의 진술에 따라 그려진 밑그림에 등장하는 이 전 이사, 황아무개 교수, 김영재씨 등이 모두 도씨의 진술은 물론 자신들끼리도 엇갈리는 진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도씨만이 이 전 전무를 통한 금감원 청탁 사실을 진술할 뿐, 나머지 관련자들이 이를 모두 부인하고 있어 특검팀의 퍼즐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론의 핵심 관심사였던 5천만원의 사용처는 사실상 규명이 끝나, 이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맥풀리게 하고 있다. 이 전 이사가 지인 두 사람에게 각각 3천만원과 2천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애초 한나라당은 이 돈이 아태재단쪽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용호씨에 대한 정권 차원의 조직적 비호 의혹으로 그림을 키울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던 것이다.
어떻게 드러나든 정권에는 큰 부담
그러나 한나라당은 수십년 동안 김대중 대통령의 오랜 집사 노릇을 해온 이 전 이사에게서 쉽게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 97년 대선 직전 터져나온 ‘디제이 비자금 파동’ 때 김 대통령의 친인척이 아닌 사람 가운데 유일하게 이 전 이사가 비자금 계좌를 관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김 전 이사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과 아태재단의 돈 관계를 어떻게든 들춰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 이용호씨와 이 전 이사 사이의 금전거래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금액은 5천만원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단 이 전 이사가 이용호씨로부터 받은 5천만원은 집사 개인의 탈선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전 이사가 5천만원 이외의 돈을 이용호씨로부터 더 받았거나 다른 곳에서도 뒷돈을 챙겼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 전 이사를 잘 아는 한 고위 관료는 “그는 성품이 어린애 같아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귀띔했다. 이 전 이사의 비리가 개인 비리에 그친다 해도 현 정권에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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