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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남 총장은 ‘정권의 계륵’ 대표적 사정기관의 총수로 검사 1100여명을 지휘한다.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재량껏 집행한다. 법률적으로 법무부 장관의 ‘일반적인 지휘감독’만 받을 뿐 어느 권력기관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검찰총장의 권력은 막강하다. 모든 검사들의 꿈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검찰의 역사에서 정치적 중립성의 잣대로 비춰볼 때 훌륭하다고 칭찬할 만한 검찰총장은 거의 없다. 1988년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임기제가 도입됐지만, 임기제 총장 8명 가운데 2년 임기를 모두 채운 이는 박순용 총장 등 4명뿐이다. 친동생인 승환씨의 알선수재 혐의로 인해 신승남 검찰총장의 거취가 논란거리다. 당분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신 총장은 지난해 검찰에서 가장 마음고생을 많이 한 인물이다. 대검 차장으로 박순용 당시 총장과 함께 탄핵소추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대검 차장이 총장과 함께 탄핵대상이 된 것은 전례없는 일이었다. ‘확고한 차기 검찰총장’으로 불리면서 일찌감치 야당의 일차적인 공격대상이 됐기 때문이었다. 신 총장에 대한 야당의 사퇴 요구는 집요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동생 신씨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요구의 강도가 더 세질 것은 뻔한 일이다. 이에 대응하는 정부 여당 역시 신 총장의 사퇴를 당분간 받아들이지 않을 태세다. “동생을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까지 묻는다면 ‘신 연좌제’가 아니냐”는 논리로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 “10년 동안 만나지도 않았고 가족들에게서도 신임을 잃은 동생”이라는 신 총장의 해명에 동정론도 일고 있다. 그러나 검찰 안팎에서는 신 총장이 김태정 전 장관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옷로비 의혹사건으로 사퇴요구를 받았던 당시 김태정 총장을 법무장관으로 중용했다가 파업유도사건이 터져 하룻만에 경질했던 DJ의 ‘상처뿐인 옹고집’이 이번에도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검찰 내부에서도 검찰의 안정을 위해서는 국민감정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신 총장을 쉽게 물러나게 할 수 없는 현실적 이유도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신 총장 이후 내세울 만한 호남 총장 후보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입길에 올라 있는 것도 정부 여당의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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