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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부실기업 솎아내기, 기준은 무엇인가 채권단의 부실기업 골라내기 작업에서 제시된 잣대에는 ‘요주의’, ‘이자보상배율’ 등 낯선 용어가 등장했는데 한마디로 이자를 부담하고도 남을 만큼 수익을 올리고 있느냐로 요약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월5일 잠재부실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기준(가이드라인)을 확정, 은행권에 통보함으로써 퇴출작업에 불을 댕겼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부실판정 심사 대상은 새 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상 신용등급이 ‘요주의’ 이하거나 최근 3년간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여신 500억원 이상의 대기업으로 정해졌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것이다. 이 배율이 1 이하이면 영업활동에서 올린 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볼 수 있다. FLC상 요주의 등급은 최우량인 ‘정상’의 한 단계 아래로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빚을 연체하고 있는 거래처를 말한다. 요주의보다 낮은 등급으로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이 있다. 금감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채권단이 잠재부실 기업을 추린 결과 심사대상 업체는 모두 287개에 이르렀다. 채권단은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11월3일까지 신용위험을 평가하는 작업을 벌였다. 퇴출심사 발표 자리에서 김진만 한빛은행장은 “채권은행들이 기업의 재무 리스크(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용위험 자체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평가의 객관성·공정성 확보를 위해 외부전문가가 포함된 ‘신용위험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잠재부실 기업에 대한 평가를 실시했다”고 강조했다. 또 채권은행들로 구성된 ‘신용위험평가협의회’에서 은행간의 이견을 조정하고 대상기업의 처리방침을 최종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채권은행과 비은행권 사이의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제2금융권 여신이 많은 업체를 대상으로 업체별 확대채권자회의도 구성·운영됐다. 채권단은 이번 심사를 통해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한 기업(136개) △유동성 문제가 일시적인 기업(28개) △유동성 문제가 구조적이나 자구노력으로 회생 가능한 기업(69개) 및 △정리대상 기업(52개)으로 분류해 11월3일 최종결과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퇴출기업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관심의 초점은 현대건설, 쌍용양회, 동아건설 등 이른바 ‘부실 빅3’의 운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동아건설은 일찌감치 법정관리로 가닥이 잡힌 반면, 현대건설·쌍용양회에 대한 처리방향은 회생과 법정관리를 오락가락하는 혼전을 거듭했다. 급기야 심사결과 발표 당일까지도 최종 방침이 서지 않아 판정유보라는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러 2차 퇴출에 대한 평가를 반감시키기도 했다.
일부에선 한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무려 300개에 육박하는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졸속 평가였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금감원쪽은 이에 대해 “평소 채권단이 워치(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각 기업의 상태를 잘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실적홍보용 이벤트성 퇴출 작업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삼성자동차 등 이미 정리과정을 밟고 있는 기업들이 이번 발표에서 정리대상에 포함된 것이 실적올리기용이란 비난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평소에 ‘감시’를 잘하고 있다면 왜 제때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대답이 궁색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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