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 현장에서 3일 동안 펼쳐진 ‘천지인 숭례제’
▣ 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난 2월18일 숭례문 화재 현장에는 제사와 굿판을 벌이는 ‘천지인 숭례제’가 펼쳐졌다. 이번 숭례제는 남산목멱사랑회, 이귀선율려춤무용단, 한국역사문화정책연구원이 주최하고 춤꾼 이귀선이 주관한 행사로, 사흘 동안 진행됐다. 조상의 얼이자 민족의 정체성인 문화재의 가치를 가벼이 여기고 무관심과 경제논리 속에 보존과 관리를 뒷전으로 밀쳐버린 우리 잘못을 반성하자는 취지다. 문화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민족의 문인 숭례문의 소실을 안타까워하고, 온 국민이 마음속으로 느끼는 상실감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다.

△ 무속인의 살풀이 춤 뒤로 흑백 숭례문 걸개사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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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인 오광호씨는 600년 전 숭례문 축조시 참여했던 석장과 대목수, 불화장 등 장인들의 고통과 애환 그리고 숭례문 소실의 비통함과 애절함을 무가 사설로 표현해 참석자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어머님의 품을 버린 너는 누구를 생각하며 살 수 있겠는가. 어머님의 품을 잃은 후손들은 누구를 의지하며 살겠는가. 역사의 한 발자취가 지워져버렸다. 우리는 다른 역사를 써야 하는가. 누구를 위하여, 누구를 위해서. 그 답은 자신이다.” 화마에 무참히 짓밟힌 숭례문을 향해 시민 양석종씨가 가슴 저린 애환을 토해내며 눈물로 써내려간 글귀다. 양씨처럼 ‘국보 1호’를 잃은 고통과 분노와 애도를 담은 글들이 숭례문 잔디광장 가림막 화이트보드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

△ 천지인을 주제로 한양굿, 황해도굿, 율려춤, 정가, 판소리, 진혼무, 도살풀이, 숭례문 강강술래 등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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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례문 잔디광장 곳곳에 내걸린 시민들의 의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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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어린이가 숭례문을 향해 기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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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보 1호를 잃은 고통과 분노와 애도를 담은 글들이 숭례문 잔디광장 가림막 화이트보드에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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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현대미술가 큐슈에밍이 아크릴 재료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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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호씨가 장승무를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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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1천여 명의 시민들이 숭례제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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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속인이 작두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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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귀선율려춤무용단이 춤을 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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