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보령경찰서 원산분소의 유일한 경찰관인 김중성 경장의 하루
▣ 보령=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아침 8시. 한 할아버지가 큼지막한 자루를 손에 든 채 문을 열고 들어선다. 김중성(36) 경장은 씻다 말고 젖은 얼굴로 달려나와 할아버지를 맞는다.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지서장님 드시라고 고구마 좀 갖구 왔슈.”
김 경장은 할아버지에게 차 한 잔을 내놓고 할아버지의 옛날 얘기를 사람 좋은 얼굴로 들어준다. 순찰차로 할아버지를 댁에 모셔다드리고 돌아와서야 아침을 먹고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충청남도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에는 치안센터가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분소로 변경됐다. 보령경찰서 원산분소. 이곳이 김 경장의 근무지이자 부인 곽신애씨와 살고 있는 집이다. 이처럼 경찰관 한 명이 가족과 함께 관서 내에서 생활하며 근무하는 것을 ‘직주일체형 근무’라고 한다.
대천항에서 배로 40분 정도 걸리는 원산도는 주민 수가 약 1200명으로 작지 않은 섬이다. 보통 경찰관 1명의 관할 주민이 500~600명인 육지와 비교해보면 김 경장의 업무는 녹록지 않다.

△ 일 년 농사를 결판짓는 추곡수매 날. 아침 일찍 어르신 한 분이 김 경장에게 자신의 쌀 수매를 부탁하고 육지로 급한 볼일을 보러 나가셨다. 행여나 잘못되면 어쩌나 수매 현장에서 그의 얼굴은 농민들과 차이가 없다.
|
부인 곽씨가 분소에서 찾아오는 주민들을 맞이하거나 상급 부서와의 연락을 맡는 동안, 김 경장은 섬을 돌며 치안 업무 외에 주민들의 사소한 일까지 참견하며 거든다. 김중성 경장은 보안관 같기도 하고 ‘홍반장’ 같기도 하다.

△ 순찰하면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보면 어김없이 태워드린다. 누가 밖에서 차문을 열어줘야만 하는 순찰차인지라 “탈 때는 고맙고 내릴 때는 황송하다”고 한다.
|

△ 외근을 나가면서 행선지와 연락처를 남겨놓는 것은 찾아오는 민원인들을 위해 꼭 해야 하는 조치이다.
|

△ 늦은 시간 혼자 분소를 지키고 있는 김 경장.
|

△ 집(!)앞에서 부인과 함께 기념사진.
|

△ 또 다른 식구 애완견 응도.
|

△ 부인 곽신애씨가 만든 부부인형. 손재주가 좋은 곽씨는 섬 주민들의 머리를 깎는 봉사활동도 한다. 뒤편 달력에 한 달간 미용봉사 일정이 빼곡히 기록되어 있다.
|

△ 근무가 끝난 뒤, 농협 강당에서 탁구를 즐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