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사진 · 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 백마초등학교 1학년 4반 박상리예요.

여덟살 박상리는 새해가 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있잖아요, 저. 올해 초등학생 돼요!”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3월2일, 그렇게 기다려온 입학식 날이다. 상리는 오늘 고양시 백마초등학교 1학년이 된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첫 발자국 선명하게 남기라고 눈까지 하얗게 쌓였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에게 옷을 입히고 머리를 빗겨주면서 엄마는 걱정이 앞선다.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선생님,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할 텐데….’ 집에서 하는 걸 보면 야무진 것 같지만 밖에 내놓자니 아직 손이 많이 가는 어린아이로만 보인다.

반 배정을 받고 담임 선생님과 인사를 하는 아이의 어깨엔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긴장을 했나. 휘~익 둘러보니 같은 반에 유치원 시절 친구들이 없어서 서운하다. 하지만 이내 헤헤거린다.

오전 10시, 입학식이 시작됐다. “이놈들아, 이제 고생 시작이다.” 어느 학부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튼튼한 날개를 만들어 힘든 세상에서 훨훨 날아다니길 바라는 부모들의 간절한 마음이 운동장을 가득 채웠다.

△ 단정한 모습으로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첫인사를 해야지.

△ 난 몇반이지? 내 이름은 어디 있을까?

△ 긴장한 얼굴, 지루한 얼굴,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 아이들의 표정이 다양하다.

△ 운동장은 입학생 수보다 많은 학부모들로 가득 차 있다.

△ “몇반이라고요?” “4반.” “앞으로 사이좋게 잘 지내요.” “네~!”

△ 입학식이 끝나고 궁금한 마음에 교실에 왔다. 상리는 낯선 풍경에 의기소침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