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 그뒤 ] 2003년12월04일 제487호 

노무현과 노동자, 몇 가지 풍경

[485호 표지이야기 그 뒤]

1. ‘최 대표 단식은 불법파업’ 노 대통령 어휘구사 유감/ 노무현 대통령이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의 단식을 다수당의 불법파업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 민주노총은 유감을 표명한다. 하고많은 말 가운데 왜 하필 노동자들의 파업에 비유하나? 노 대통령의 머리 속에는 ‘파업은 나쁜 짓’이란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자리잡고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대통령은 부디 노동운동에 대한 오기와 적의를 버리고 신중하게 발언해주기 바란다.(11월27일 민주노총)

2. 권기홍 장관도 전시행정 하시는군요/ 권기홍 노동부 장관이 노조 지도자 6500여명에게 서한을 보내 참여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불법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했다는 보도는 이 가을에 무척 서글픈 소식입니다. 권 장관도 노-정 대치 현안을 풀기 위해 현장을 찾고 해법을 고심하는 대신 책상에 앉아 하나마나한 서한이나 보내는 전시행정이나 하시는 처지가 된 것 같아 더 안타깝습니다. 병원 영안실이나 감옥, 농성장에서 편지를 받을 노조 대표자들 심정을 생각해보십시오. 편지로 신뢰가 회복되겠습니까?(11월24일 민주노총)

3. 할 말이 많아서 슬픈 노무현이여/ 할 말이 많은 대통령을 둔 이 땅의 노동자는 이랬다저랬다 심정이 한없이 착잡하다. 솔깃한 노동정책에 기대감이 슬며시 고개를 내밀던 대선 때나 집권 초기를 생각하면 언제였나 싶다. 노 대통령은 “분신을 투쟁수단으로 삼는 시대는 지났다” “민주노총은 더 이상 노동운동 하는 단체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말은 많이 하는데 그 내용을 납득하기 어려워 더 심난하고 답답하다.(11월12일 민주노총)

4. 대통령 선거하던 날 어느 초등학생의 일기/ 12월19일, 오늘 드디어 대통령 선거일이다. 그런데 노동당(민주)의 권영길을 지지하고 계시던 아빠가 민주당의 노무현을 지지하자고 하신다. 이회창을 막기 위해선 강한 쪽을 지지해야 한다고…. 엄마는 우셨다. 대통령도 자기 맘대로 못 찍는 나쁜 나라라고…. 결국 노무현을 찍으셨다. 나도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다. 결국은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다. 다른 사람은 기쁠지 몰라도 우린 기쁘지 않다.”(조돈문, <노무현 정권과 노동자: ‘희망’의 정치, ‘죽음’의 정치>에서)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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