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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 이번엔 다를까 [482호 표지이야기, 그 뒤]
정치 분야를 3년 정도 취재하면서 이전과 달라진 게 있다. 대부분의 독자와 마찬가지로 “정치인들이 그렇지 뭐” 하는 정치혐오증이 심했는데, 어느 책 제목처럼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로 바뀌었다. 취재원들과 가까워지면서 어느 정도는 그들의 논리에 젖어들었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기사를 쓸 때 두 가지를 조심하기로 했다. 하나는 안 그래도 만연해 있는 정치혐오증을 부추기지는 말자, 또 하나는 ‘결국은 그런 사람을 정치인으로 만든 유권자들 당신 잘못 아니냐’는 식으로는 더더욱 쓰지 말자는 것이었다. 나름대로 원칙을 세우고 있음에도 가장 흔들릴 때는 돈 문제가 튀어나올 때다. 대선자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모두 밝혀내고 새로 시작하자”는 논의가 무성했지만, 결국 매번 그것이 되풀이돼 왔다.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고 여론이 ‘한국판 마니풀리테’라는 바람 섞인 상표까지 붙이면서 지지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482호 ‘대선자금 끝장보자’는 표지기사 이후, 독자들이 보내온 글도 기자의 고민과 크게 동떨어진 것 같지는 않다. 박정하(한국외대 서반어과 4년)씨는 “몇백·몇천억원이 왔다갔다 하는 대선자금 기사는 오히려 ‘안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업들이 노동자 임금을 줄이고 청년들을 뽑지 않아서 마련한 돈으로 정치하는 사람들은 결국 나라를 좀먹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김대룡(경북 경산시)씨는 ‘今日送此盜 明日他盜來’(금일송차도 명일타도래·오늘 이 도적을 보낸다, 내일은 또 다른 도적이 오리라)라는, 마을 원님의 송덕비를 둘러싼 옛이야기를 보내면서 “그 때나 지금이나 벼슬하고 정치하는 데는 엽전과 지전 차이일 뿐 수탈하고 정치자금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나마 최영도(대구 달서구 감삼동)씨는 “공익대표가 참여하는 범국민정치개혁협의회를 구성해 정치개혁을 단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소신과 이념·철학에 따른 정계개편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보내와 위안이 됐다.
김보협 기자 bh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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