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 그뒤 ] 2003년10월30일 제482호 

정치기사가 ‘표지’가 되지 않기를…

[480호 표지이야기, 그 뒤]

<한겨레21> 편집회의에선 “정치 기사를 되도록 표지 이야기로 올리지 말자”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국민들, 그리고 독자들의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염증 때문에 정치 기사를 크게 다루는 것은 ‘독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겨레21>은 479호 ‘노무현 호남 빅뱅’, 480호 ‘올인 대도박’, 481호 ‘누가 나라를 말아먹는가’에 이어 이번 482호에 이르기까지 4주 연속 정치 기사를 표지로 올렸다.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제안 이래 격동하는 정국 상황을 눈감고 넘기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었다.

그러나 독자들의 반응은 ‘역시나’였다. 대학생 우도형씨(부산시 사하구 신평2동)는 이런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현 시점에서 재신임 문제가 헌정 질서를 위협하고 국정을 마비시킬 정도로 극단적인 정쟁의 대상이 된다면 국가적 불행의 시발이 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한 다수의 유권자들이 기대했던 각종 개혁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며, 야당을 비롯한 제 정치 세력은 각종 현안을 둘러싼 정부의 정책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면서 찬성과 비판의 태도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의 글에는 짙은 우울함이 깔려 있다.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이건, 반대했던 사람이건 기분은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재신임 정국을 초래한 원인이 어떠하든 간에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정치 상황이 지속되길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이야기다. 노 대통령을 재신임하겠다는 비율이 높지만, 동시에 재신임 제안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우세한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한겨레21>에서 정치팀장을 맡고 있는 기자로서 할 이야기가 아닌지 모르지만, 어쨌든 정치 기사를 더 이상 표지로 올리지 않아도 될 상황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아니면 재신임 같은 이슈가 아니라 좀더 생산적인 다른 주제의 정치 기사를 다룰 환경이 되든가.

박창식 기자 cspcsp@hani.co.kr







.




↑Back to th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