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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가 그렇게 끔찍하다면… [468호 표지이야기, 그 뒤]
비난이 빗발쳤다. 468호 ‘부부의 이중생활’ 기사에 많은 독자들이 의견을 보내왔다. ‘<한겨레21>이 가족 해체에 일조한다’ ‘동거·불륜도 유행으로 생각하는 천박함’ 등 ‘비난’이 80%였고, ‘현실을 생각해보게 하는 기사였지만 아쉬움이 있었다’는 ‘지지’가 20%였다. 너무나 격렬한 반응을 보면서 법이나 제도는 ‘남의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가족이나 성과 관련된 일들은 ‘남의 일’이 될 수 없는 민감한 문제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볼 수 있지만, 취재 과정에서 사람들을 ‘무작위’로 만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자신 또는 주변의 ‘경험’을 너무나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인정하기 싫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외도’를 미화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런 질문들을 던지고 싶었다. 지금 한국의 대다수 가족이 서로 아끼고 감정을 솔직하게 나누고 의지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외도가 정말 그렇게 끔찍하다면 ‘이중생활’을 막기 위해 나부터 어떻게 변해야 할지 생각해볼 만하지 않을까. 취재 과정에서 느낀 가장 절박한 문제는 부부간 소통의 부재, 평등의 결핍이었다. ‘여성의 외도를 강조하는 것이 여전한 남녀 불평등을 은폐한다’는 지적은 따끔했다. 아이맘(livendie)님은 “제 나이가 30대 후반이니 주변에서 배우자의 외도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예전에 비해 분명 부인들의 외도와 이로 인한 가정파탄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여권신장 어쩌고 저쩌고 해도 여전히 여성들은 사회경제적 약자이며, 남편들의 외도로 고통받으면서도 이혼을 주저하고 있습니다. 마치 혼외관계의 유행과 가족 해체의 주범으로 부인과 남편을 동등하게 놓고 있는 듯하여 화가 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배우자의 ‘외도’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가 없다는 비판도 있었다. 기사에 등장한 많은 이야기들이 ‘외도는 YES, 이혼은 NO’라는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서도 “함께 살아가면서 영혼이 성장하는 관계,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끝났고 정말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태도가 없는 것은 씁쓸하다”는 의견도 생각해볼 과제를 남겼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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