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 그뒤 ] 2003년07월09일 제467호 

제대로 된 1등

465호 표지이야기, 그 뒤

절차적 민주주의의 진전에 따라 우리 사회는 ‘성역’의 존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성역’은 있다. 실제로는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도, 그 영향력 행사의 방식과 시스템이 베일에 가려져 있어서 대중들은 그 이면을 볼 기회가 없는 분야가 더러 있다는 얘기다.

대형 로펌의 선두주자인 ‘김&장 법률사무소’에 대한 기사 기획은 이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출발했다. 사실 법조계에서는 ‘김&장’의 빛과 그늘에 대해 오래 전부터 얘기들이 많았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놀라울 정도의 사건수임 능력, 외국 또는 다국적기업들의 상당 부분을 클라이언트(고객)로 유치한 영업력, 정계·재계·법조계를 두루 망라하는 탁월한 인적 네트워크 역량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때로는 질투어린 시선이, 때로는 비판 섞인 목소리가 끊임없이 존재해왔던 것이다.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가면서 중·소형 법무법인의 변호사들이나 개인 변호사들이 ‘김&장’에 대한 일종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변호사는 “김&장 소속 변호사들은 대부분 엘리트 의식으로 똘똘 뭉쳐 있어 자신감이 있는 것은 좋지만 때때로 그 자신감이 오만함으로 비칠 때도 있다”면서 “그들이 입버릇처럼 자주 쓰는 ‘적극적인 법 해석’이라는 말이 현실에서는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대해 반성적 고찰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법조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진로 임직원들의 형사고발 사건은 서울지검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겨레21>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로펌 문화가 한 단계 전진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표지 기사로 제기했던 문제의식이 현실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지켜보고자 한다.

‘좇아갈 수 없는 1등’에 대해서는 원래 말들이 많은 법이다. 그렇지만 그 1등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가 ‘질투와 의심과 갸우뚱거림’이 아니라 ‘실력에 대한 인정’일 때 1등의 권위는 제대로 세워질 수 있을 것이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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