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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만 잡으면… 고중숙의 사이언스 크로키
“옷이 날개”라는 속담이 있다. 사람 자체는 어느 옷을 걸치든 변함이 없지만 겉보기로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가리킨다. 알고 보면 그 영향이 겉모습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이란 점도 분명하다. 실제로 사람의 마음도 겉모습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는다. “제복을 입으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은 이 점을 더욱 뚜렷이 나타낸다. 평소에는 부드러운 사람이 특수한 신분에 따르는 제복을 입으면 거기에 맞춰 어딘지 딱딱하게 변한다. 이런 점에서 사람은 거울과 비슷하다. 외부적 요소 또는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내면적으로 그에 대응하는 영상을 만들어낸다.
이런 현상을 자연과학적으로 풀이하자면 ‘대칭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거울을 사이에 두고 양쪽 모습이 ‘면대칭 관계’에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이와 같은 대칭성이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사람의 모습은 좌우가 대칭을 이룬다. 사람뿐 아니라 대부분의 동물도 그렇다. 대칭성은 미학적으로 아주 중요하다.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요소는 많지만 대칭성도 빠질 수 없는 요소란 뜻이다. 대칭성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주는 예로는 흔히 눈의 결정을 현미경으로 확대한 사진을 든다. 겨울이 되면 눈이 많이 내리는데, 그 안에 담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눈 결정들의 구체적 모습은 모두 다르다. 하지만 모두 육각형을 이루며 대칭성을 가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은 공통이다. 대칭성은 이와 같은 겉모습이 아니라 좀더 미묘한 형태로 드러나기도 한다. 우리가 잘 아는 에너지보존법칙과 운동량보존법칙도 그 예에 속한다. ‘보존법칙’이라 함은 어떤 물리량이 현상의 전후에서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휘발유에 담긴 에너지는 엔진에서의 연소라는 현상을 통해 차의 운동에너지와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로 바뀐다. 이처럼 에너지 모습은 바뀌더라도 연소 전후 총량에는 변화가 없다. 즉, 연소를 사이에 두고 대칭관계에 있다는 뜻이다. 이 밖에 더 미묘한 대칭성이 많으며, 사실 현대 과학의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가 더 깊은 대칭성을 찾는 데 있다. 이와 같은 자연의 모습을 배우면서 운전대 사이의 대칭성도 좀더 아름다운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
고중숙ㅣ 순천대학교 교수·이론화학 jsg@sunchon.sun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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