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 ] 2000년09월06일 제325호 

[과학] 디지털 회오리/ 인터넷에서 점잖게 늙어간다는 것

인터넷이라는 것이 평생도록 해야 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에 이르면 상당한 고민에 빠진다. 어떤 사람은 “인터넷이란 이미 선택의 도구가 아닌 필수 도구이다”라고 얘기할지 모른다. 자동차, 기차, TV, 라디오나 뭐 그런 것처럼 피하고 싶어도 피하기엔 너무 생활 깊숙이 들어와버린 그런 것이라는 말이리라.

인정한다. 그러나 필자가 사십이나 오십 혹은 그 이상의 나이가 되어 인터넷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지금처럼 손가락을 바람같이 휘날리며 독설을 퍼붓고 열 시간 동안 웹 서핑을 하며 정보를 검색할 수 있을까? 지금처럼 전투적으로 사이버 스페이스에 도전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좀더 나이가 들면 좀 점잖게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까?

현 시점에서 이미 필자가 염려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중장년층에겐 미안한 얘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들과 필자, 필자의 또래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인터넷과 함께 시대를 바라본 세대와 인터넷 없이 살아오다 불현듯 그것과 조우한 세대는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우리 세대와 이제 10대 초·중반을 거치고 있는 세대,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세대도 명확히 차이가 난다. 그들은 인터넷을 도구가 아닌 일상생활로 받아들일 것이다. VTR을 사용해 녹화하는 기능은 십수년에 걸쳐 판매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사람과 사람을 통해 전파되었다. 적어도 필자의 경우 정규 교육과정에서 VTR 사용법을 교육받은 적은 없다. 인터넷 또한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전파되었지만 정규 교육과정에도 포함되어 있다.

교육과정을 거치면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강력하게 현실적 도덕규범을 사이버 스페이스에 적용하게 될 것이다. 그럼 나이가 들면 좀 취급을 해주려나? ‘천만의 말씀’이라고 가슴이 소리친다. 지금도 10대의 채팅소굴에 들어갔다 나이가 밝혀지면 곧장 ban(쫓겨나) 당하는 마당에 앞으로 더 나아질 리는 없을 것 같다. 사이버펑크가 창궐할 것인지 현실처럼 주류 문화와 비주류 문화로 더욱 세분화될 것인지 자신이 없다. 어쩌면 거의 무한대에 이르는 자원을 이용하는 인터넷은 더욱 세분화되고 더욱 복잡하게 진화할지도 모른다. 이걸 ‘진화’라고 정의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글을 쓰며 필자는 세월과 인터넷 사이에서 제기된 한 가지 화두를 이렇게 정의해 본다, “어떻게 하면 점잖은 올드 네티즌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오늘은 어렵다는 쪽에 한표. 내일은 좀 가능성이 있다는 쪽에 한표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준영/ 인츠닷컴 바이보물 웹마스터 www.core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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