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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HIV의 천적을 만든다 에이즈회의에 보고된 새 치료제 ‘T-20’… 에이즈 정복의 그 날은 다가오는가
새로운 방식으로 에이즈 바이러스 공격
이번에 개발된 ‘T-20’이란 약은 융합 억제제(fusion inhibitor)로 새로운 클래스의 에이즈 치료제이다. T-20이 새로운 클래스의 에이즈 치료제로 불리는 이유는 기존의 에이즈 치료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에이즈 바이러스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존재하는 항-에이즈 의약품들은 세포 내로 들어간 HIV 바이러스가 파괴적인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를 공격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T-20은 T-세포 외부에서 HIV를 공격한다. 이 약은 에이즈 바이러스가 T-세포에 붙어 번식을 위해 자신의 유전물질을 T-세포로 넣으려는 것을 방해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현재 쓰이는 에이즈 치료제로 효과를 볼 수 없었던 환자들에게 이 약을 투여했을 때 그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 약품은 아직 초기 단계의 테스트를 거치고 있기는 하지만 안정성면에서 그 성능을 인정받고 있으며, 에이즈 치료의 효율성에서도 이미 좋은 징조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에이즈 치료제가 듣지 않았던 환자들에게 T-20이 효과적인 약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더욱 희망적인 점은 T-20에서 얻을 수 있는 약효가 기존의 의약품에 비해서 빠르다는 것이다. 10가지 이상의 항-에이즈 의약품을 처방해도 듣지 않았던 환자들이 T-20를 48주간 복용했을 경우, 반 이상의 환자들의 핏속 HIV 바이러스의 양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현재 T-20의 유일한 결점은 다른 항-에이즈 약품과는 달리 아직 경구용(먹는) 의약품이 개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T-20을 투여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두번씩 주사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이 점은 곧 개선될 것으로 보이며, 머지않아 T-20이 기존의 치료제로는 효과를 보지 못했던 에이즈 환자에 대한 필수적인 치료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이즈 치료 부작용 당뇨병약으로 줄여
우리 몸의 인슐린은 혈액 중에서 당, 지질, 아미노산 대사를 조절하고, 근육에서 단백질 합성과 지질합성을 증가시키며, 지방 분해와 포도당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갖고 있다. 따라서 에이즈 치료제의 복용으로 지방의 재분배가 일어나면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지면 심장관련 질병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러한 경우 당뇨병약을 에이즈 치료제와 함께 사용하면 에이즈 환자들이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없애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즈 정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결과였다. 중부아프리카에는 녹색원숭이라고 불리는 원숭이가 살고 있다. 신기하게도 이 원숭이의 몸 속에는 에이즈 바이러스와 아주 유사한 종류의 바이러스가 있다. 에이즈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지만 일부 학자들은 이 원숭이와 원주민과의 접촉과정에서 이 바이러스가 원주민의 몸 속으로 들어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에이즈 바이러스가 생겨난 것이 아닌가 추측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흡혈 곤충이 매개가 되어 에이즈를 전염시킬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가 모기에 의해 감염될 수 있는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특히 여름철이 되면 이것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하게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간 진행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다행스럽게도 모기에 의한 에이즈 전파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의 몸에서는 사람에게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성장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모기가 한번에 흡입하는 혈액의 양도 소량이라 이것으로 에이즈를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감염될 확률 높아
에이즈에 걸린 사람과 성관계를 나누면 모두 에이즈에 걸리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것에 궁금증을 갖고 있을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에이즈 환자와의 성관계시 에이즈에 걸릴 확률은 1% 정도로 나타났다. 이것은 100명의 성관계자 중 한명만이 에이즈에 감염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예상했었던 것보다는 낮은 수치이다. 하지만 이 결과는 통계적인 수치이기 때문에 개인에 따라서는 단 한번의 성관계로도 에이즈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얼마 전에 발간된 국제 적십자사의 <세계 재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에이즈나 말라리아와 같은 예방이 가능한 전염병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수는 1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되는 대목은 지난 1945년 이후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2300만명인 데 비해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의 수가 1억5천만명이라는 것이다. 에이즈의 경우 전세계에서 매시간 300여명의 환자가 죽어간다. 인류가 에이즈와 같은 전염병에 대해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이와 같은 질병으로 인해 신음할 것이다.
김정호/ 이학박사·미국 MIT 연구원jungho@MIT.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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