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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터넷 투표는 대안인가 인터넷이 전자민주주의 시대의 투표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 미국 애리조나주의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투표가 합법적으로 활용되었다. 그 프로그램을 판매한 회사의 주장에 따르면 인터넷 투표 실시로 투표참가율이 엄청나게 높아졌다고 한다. 하긴 집에 앉아서 간단하게 한두번의 클릭으로 끝나는 투표에 빠질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편리성 뒤에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모든 정보기술이 그러하지만 인터넷 투표용 시스템의 안정성과 공정성에 먼저 의문을 둘 수 있다. 즉 내가 던진 한표가 제대로 계산이 되는 것인지를 유권자는 알 길이 없다. 물론 지금의 종이에 도장을 찍는 식도 원론적으로야 그러하지만 조작하기에는 인터넷 투표가 훨씬 감쪽같고 간단하다. 따라서 먼저 그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외부 전문가가 소스수준에서 인증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인증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정밀한 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이라도 그 자체의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오류는 그 프로그램의 작성자도, 감리자도, 유권자도,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 사고가 밖으로 불거져 나올 때만 알 수 있다. 또 투표 프로그램을 수행할 컴퓨터의 하드웨어 오류도 간과할 수 없다. 더 큰 우려는 투표를 앞두고 각 개인의 PC에 뿌려질 투표결과 조작용 바이러스 프로그램의 위험성에 있다. 예를 들어 투표 하루 전 한 단체로부터 투표방식 안내 프로그램이 전자우편으로부터 건네지는데, 그 프로그램에는 사용자의 투표결과를 바꾸는 바이러스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래서 화면상으로는 멀쩡하게 A에게 표를 던졌는데 통신선을 타고 들어간 실제 내용은 B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둔갑해서 전달되는 것이다. 사용자가 케이블을 잘라서 그 이동하는 패킷을 분석하지 않는 이상 이런 작전은 감쪽같다. 더구나 이러한 투표 교란용 바이러스가 시스템에 별 해를 끼치지 않을 경우, 일반 사용자가 미리 알아내기란 불가능하다. 최근 확산된 러브 바이러스의 사태에서 보듯이 아마 인터넷 투표가 시행되면 별의별 투표 바이러스가 설칠 것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불리한 진영에서 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투표용 컴퓨터에 중학생도 할 수 있는 ‘서비스 거부’(denial of service)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공기관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경우 누가 어디에 투표했는지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는 단점도 있다. 물론 장애자나 거주지를 크게 벗어난 유권자들에게 인터넷 투표의 활용은 긍정적이기도 한다. 또한 얼마 전 문제가 된 3표 차의 당락에서 사법기관이 보여준 다소 실망스런 태도도 인터넷 투표에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100표 차로 진 사람이 “그 인터넷 프로그램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을 때, 그 프로그램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증명을 할 수 있는 컴퓨터 과학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가 효율성이 아니라 절차와 정의(justice)의 문제라면 인터넷 투표는 그다지 매력적인 도구는 아닌 것 같다. 조환규/ 부산대 교수·컴퓨터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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