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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가 던진 부메랑! 켈리 박사 죽음으로 드러난 영국 정부의 이라크 정보 조작… 지지율 떨어지며 총리 측근 사임 압력도
대량살상무기 정보왜곡을 둘러싼 한 과학자의 죽음이 영국 블레어 정부의 추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7월18일 영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데이비드 켈리 박사가 그의 자택 가까운 벌판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진통제를 복용한 것으로 밝혀졌고, 손목에는 상처가 나 있어 애초 그는 자살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그는 생물·화학무기 전문가로서 국방부의 정책 자문역을 맡아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조사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인물인데 얼마 전 막 이라크에서 돌아온 터였다. 하지만 켈리 박사의 죽음을 둘러싼 파장은 블레어 측근과 블레어 자신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입히고 있다.
‘45분설’은 누가 삽입했나
켈리 박사는 비교적 조용한 성격에 공적인 자리에 나서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내성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국방부의 고위 자문역이었으나 평소 블레어쪽에 의해 이라크의 군사능력이 과장되고 선정적으로 묘사되고 있어 전문가로서 몹시 언짢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기자들을 만나 자신의 불만을 드러냈고, 그 결과 마침내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심하게 추궁을 당했을 뿐 아니라, 이것이 텔레비전에까지 방영되어 마치 공개재판과 같은 모양새를 띠게 되었다. 최근 블레어쪽이 여론을 통해 ‘그럴 자격도 없는 2류 과학자’로 전락시킨데다 청문회에서 바보 취급까지 당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그는 극도의 분노와 모멸감에 사로잡혔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대답하는 정부
그렇다면 영국을 전쟁 수렁으로 몰아넣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평가 문건은 누가 만든 것일까. 더구나 ‘9월문건’에는 “이라크가 니제르에서 우라늄을 수입했다”며 핵무장 위험성을 경고했는데, 이는 미 중앙정보국(CIA)도 믿지 않는 정보였다. 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45분설’도 이제 정황적·기술적으로 신빙성이 없는 평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이런 낭설까지 집어넣어 필사적으로 영국을 전쟁으로 몰고 간 문건의 필자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진실이 밝혀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영국 정부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다. 흔히 영국을 선진 민주주의 국가로 지칭한다. 하지만 이런 평가가 곧 영국이 공개적이고 투명한 시스템에 따라 움직인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는 ‘비밀주의’가 정부 안에 판을 치고 있다. 하원 외교위원회는 다른 모든 관련 인물들을 조사했지만 정작 영국을 이라크 전쟁 참여로 몰아간 명분을 만든 두 문건의 작성자가 누구인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정보국은 캠벨과 정부 장관들의 혐의를 부인했지만 진실 여부를 추가로 조사할 수 없다. 하원 외교위원회는 핵심 의문사항에 대한 대답을 끌어낼 권한이 없다.
정부 발표에 대한 해묵은 불신은 이번 이라크 전쟁을 계기로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토록 호언장담하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아직도 발견하지 못하자 영국 정부는 점점 더 궁지에 몰리고 있다. 게다가 두 문건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이 터지자 언론이나 대중들은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영국의 전쟁 개입 결정에 단초를 제공한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평가 문건의 많은 부분이 인터넷에서 퍼온 10여년 전의 어느 박사학위 논문에 근거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특히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이라크군의 45분 만의 대량살상무기 공격 가능성 제기는 허술함의 압권으로 지적되고 있다. 생전에 켈리 박사는 이 가능성을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그는 청문회에서 “기다리면 나올 것”이라는 블레어의 주장과는 달리 대량살상무기 존재 가능성은 30%밖에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총리 지지율 한달 만에 12%포인트 떨어져
런던=조임숙 전문위원 joimsook@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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