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직이는 세계 ] 2003년04월24일 제456호 

알리바바 전성시대

바그다드에는 알리바바가 넘쳐난다. 지금 바그다드에서 가장 유행하는 유행어도 알리바바다. 알리바바는 <아라비안나이트>에서 40인의 도적과 함께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이다. 남의 것을 훔치는 사람들, 약탈을 일삼는 사람들 모두를 바그다드 시민들은 알리바바로 통칭한다. 이라크 국경에서 마주친 미군 병사로부터 알리바바란 말을 처음 접했다. 국경에서 130여km 떨어진 지점인 루트바 지역에 알리바바가 출몰한다고 하니 조심하라는 조언(?)이었다. 이후 만난 바그다드 주민들의 입에서는 알리바바라는 단어가 사라지지 않는다. “후세인은 알리바바다”라는 볼멘소리가 쏟아지고, 관공서에서 무엇인가를 챙겨가는 사람들은, 자신들은 알리바바가 아니라고 강변한다. 정권 쟁취 야심을 불태우고 있는 아흐마드 찰라비도 알리바바 반열에 올랐고, 바크르 하킴도 예외가 아니다. 이들은 미국과 외세를 등에 업고 이라크를 삼키려는 ‘정권 도둑’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바그다드 시민들은 미국을 후세인보다 더 큰 알리바바라고 말한다. 석유 등 국가의 재산을 챙기려는 대도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관공서가 불에 타고 약탈되었는데도 석유부 건물만큼은 파괴되지 않은 채 미군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는 점도 이들의 분노를 부추긴다. 물론 석유부의 일부 창고도 털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약탈과 방화를 막기 위해 미군은 석유부에 재빠르게 병력을 배치해 경계 근무를 펼치고 있다. 약탈과 방화가 이뤄진 주요 관공서나 대통령궁에서 챙겨간 주요 물품들이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시설물에서 쉽게 눈에 띈다는 한 외신기자의 얘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 외신기자의 이야기는 이랬다. 대통령궁 약탈이 시작되기 전, 미군은 이미 주요 물품들을 전리품으로 확보하고 철수했다. 이후 일반인들의 약탈이 이어지고 원성이 높아지자 질서 유지라는 이름으로 다시 미군이 진입했다.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 중에는 일반인들이 약탈을 위해 대통령궁에 진입했을 때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궁 내부의 그림들이 이미 ‘전문가’에 의해 털린 상태였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이런 이야기들로 인해 ‘대도는 미국’이라는 일반인들의 인식은 넓어지고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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