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직이는 세계 ] 2002년09월18일 제427호 

하나된 발칸, 단일시장으로

발칸기행(4)

인터뷰 l 보스니아 대통령 조조 크리자노비츠

전쟁이 끝난 지 7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보스니아 상황은 크게 나아진 게 없다. 실업률은 거의 50%에 육박하고 있고 낮은 임금, 높은 물가로 많은 사람들이 고생하고 있다.

전쟁 뒤 이 나라에서는 분열을 조장하는 민족당들이 세워졌고, 권력도 민족에 따라 나뉘었다. 때문에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건설한다는 것은 불가능했고, 제때 재산을 관리할 기구도 건설할 수 없었다. 우리의 국경 또한 여전히 불안하다. 이곳을 중심으로 밀수와 같은 범죄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국경지대를 안전하게 지키는 일이다. 두 번째로는 부정부패와 싸우는 일이다.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할 국가기구를 설립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 땅에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40%에 육박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17%의 젊은이들이 실업상태고, 23%의 젊은이들은 지하경제부문에서 활동하는 걸로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정부세수가 아주 적어 정부예산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 결과로 공공서비스 부문에서의 사업들이 부실하게 된다. 특히 나라의 장래를 위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문제가 심각하지만 예산문제로 인해 힘든 실정이다.

민족 간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 다국적군이 철수하면 다시 전쟁이 터질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이곳에서는 세 민족이 항상 함께 살아왔다. 세 민족이 함께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 이웃해 살아왔고 같은 일터에서 일했고 민족 간 결혼을 통해 한가족이 되어 살아왔다. 비극적인 전쟁이 터진 것은 외국의 개입 때문이다. 무엇보다 외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구유고슬라비아국가들과 평화관계를 확고히 다지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다른 세계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이 나라는 전통적으로나 지리적으로 모두 유럽에 속해 있다. 우리의 외교목표는 유럽 사회의 한 일원으로 편입되는 일이다. 또한 미국과 동반자 관계에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가장 힘센 국가인 미국은 특히 이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는 발칸에서 평화의 선두주자로 나서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최근 발칸과 남유럽 국가들과의 양자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현재 발칸지역의 구유고슬라비아국가들과 터키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곧 알바니아와도 자유무역을 추구해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발칸을 하나로 통합하는 단일시장을 창조할 계획이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다면.

가장 힘든 일은 민족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엄청난 힘이 소모되고 있다. 긴 시간이 필요하고 진행속도도 매우 느리다. 현재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 대한 애국심이 더 높아지고, 민족성은 좀 약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사라예보=글·사진 하영식 전문위원 youngsig@otenet.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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