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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는 이순신의 환생” 지구촌 월드컵 - 네덜란드
히딩크 감독과 브뤼노 메추 감독의 고향을 가다… 한국과 세네갈의 플레이에 열광하는 유럽인들
“짜증나는 독일 이겨줬으면…”
의기소침한 프랑스, 세네갈에 갈채
<엘세비르>란 주간지도 히딩크 감독을 “권위 있는 보통사람”(gewone man met gezag)으로 소개하며 표지인물로 비중 있게 다루었다. 또 지식인층이 애독하는 일간지 <폴크스크란트>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영웅으로 부상한 히딩크 감독은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네덜란드인들에게도 영웅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파급효과가 지구촌 구석구석에 미치는 월드컵을 통하여 네덜란드의 국가 이미지를 극대화하였고 한국에 진출한 네덜란드계 기업들이 히딩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두틴헴을 떠나 아른헴, 네이메헌, 틸부르크를 거쳐 앤트워프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만난 엘스라는 여학생에게 “이탈리아와 스페인과의 경기가 끝난 뒤 제기된 심판의 오심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이는 전형적인 딴죽걸기이며 유럽중심주의적 사고와 오만함이 표출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아시아·아프리카·남미 출신 심판들의 자질에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인종적 차별과 편견이 월드컵이라는 스포츠 행사를 통해서 노정된 것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심판의 자질은 경기규칙의 엄정한 적용과 원활한 경기흐름을 주도하는 능력에서 찾아야지 피부색이나 국적으로 좋고 나쁨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견해다. 한편 세네갈은 월드컵 본선경기에 첫 출전해서 98월드컵, 유로컵,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제패한 ‘트리플 챔피언’ 프랑스를 침몰시켰다. 세네갈은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파죽지세로 8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하여 세네갈인들은 물론 아프리카인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었다. ‘테랑가의 사자들’로 알려진 세네갈의 국가대표팀을 이끈 브뤼노 메추 감독의 부친 장 메츠씨가 사는 프랑스 북부의 항구도시 당케르크에도 프랑스 거주 세네갈인들이 집결하여 응원전을 벌였다. ‘레블뢰’(프랑스팀의 별명)의 실망스런 경기결과에 의기소침해 있던 많은 프랑스인들도 세네갈팀에 전폭적인 성원을 보냈다. 공식 선수 명단에 포함된 23명의 선수 중 21명이 프랑스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고 특히 주전으로 맹활약한 파프 부바 디오프, 엘 하지 디우프 선수는 프랑스 북부의 랑스팀에서 뛰고 있어 프랑스 북부의 많은 축구 애호인들은 세네갈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당케르크에 있는 ‘콜레쥐 데 듄’에서 브뤼노 메추 감독과 함께 공부한 샤틀랑은 브뤼노 메추가 성공한 것은 세네갈 사회에 훌륭하게 적응하고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기량을 향상시킨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비록 4강 진출을 놓고 터키와의 경기에서 석패했지만 8강 진출이라는 눈부신 전과는 의외의 결과가 아니라 착실히 준비된 이변이었다고 분석했다.
월드컵 끝나고 우리의 몸값 올리기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에서의 경이적인 성공을 통해서 한국인들에게 민족적 정체성과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브뤼노 메추 감독도 아프리카인들이 패배감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의 PSV 에인트호벤이나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팀으로, 브뤼노 메추 감독은 터키의 가지안텝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안정환의 몸값은 10배 이상 수직상승했고 세네갈팀의 엘 하지 디우프도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프랑스의 랑스팀을 떠나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뛸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도 들린다. 월드컵의 열기가 식어가면서 ‘큰 물’에서 활약하게 될 우리의 영웅들을 상품화한 계약, 이전, 임대, 몸값, 주가 등 상품으로서의 축구를 나타내는 말들이 한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될 것이다. 그럼 우리는? 월드컵을 통해서 확인한 자신감과 축적된 활력을 일상의 공간으로 이적시킬 때다. 그래야 우리의 ‘몸값’도 오르지 않겠는가. 아이들에게 축구공 대신 수학책을 사주라고 강조하는 <우간다 모니터>의 주필 찰스 오냥고 오보의 논지는 그래서 더욱 설득력을 지닌다.
파르세펠트·당케르크=글·사진 양철준 통신원 YANG.chuljoon@wanadoo.f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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