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직이는 세계 ] 2002년03월20일 제401호 

기로에 선 권력의 ‘두 축’

2002, 권력을 향한 한판 승부

중국 공산당의 완전한 세대 교체는 가능한가… 장쩌민-리펑의 향후 진로에 시선 집중


사진/ 당대회에서 국가주석직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진타오. 그는 최근 젊은 당 간부의 적극적이 육성을 강조했다. (GAMMA)


중국공산당 권력서열 5위인 후진타오 국가부주석이 올해 하반기에 열릴 예정인 중국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대회에서 장쩌민에 이어 권력을 순조롭게 승계할 수 있을 것인가. 후진타오는 기존의 개혁개방정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인가.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에 이어 제4세대 지도자가 될 후진타오의 권력기반은 무엇인가.

세계언론의 촉각은 이처럼 올해 이루어질 중국의 권력변동에 온통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와 관련 중국문제에 정통한 외국언론들과 중국 내 관측통들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권력변동과 관련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전망은 지난해 열린 중국 공산당 고위지도자들의 베이다허 회의를 근거로 한 순조로운 권력이동설이다. 이런 관측은 올해 중국을 방문한 부시 미국 대통령이 칭화대학에서 강연하는 자리에 후진타오가 모습을 나타낸 사실을 바탕으로 힘을 얻고 있다. 후진타오가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세계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더구나 이날 장쩌민이 체니 부통령의 초정으로 오는 4월 후진타오가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해, 후진타오의 순조로운 권력승계설에 힘을 실어 주었다.

권력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정계개편을 둘러싼 또 다른 시나리오는 장쩌민과 리펑 간의 권력투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전제 아래 리펑이 정계은퇴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리펑이 1989년 천안문 사태를 강경진압한 책임자라는 것과 가족들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최근 국내외적으로 알려지면서, 리펑이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만약 리펑이 권력을 놓게 되면 모든 혐의들이 공개되면서 리펑뿐만 아니라 관련자 모두가 다칠 위험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4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를 둘러싸고 이런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외국의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전국인민대표대회 대변인인 쩡젠후이는 16기 당대회를 앞두고 “권력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16기 당대회의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쩡젠후이는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연령은 하한선(45살 이상)만 있을 뿐, 상한선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일부 외국언론들은 리펑의 퇴진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실제 일부에서는 이런 전망을 전제로 리펑이 국가주석으로 자리를 옮기고, 후진타오는 당총서기만 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장쩌민이 후진타오의 권력승계와 관계 없이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지배적인 관측과 맞물리면서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다.

더구나 여러 차례 공식석상에서 퇴임의사를 밝힌 주룽지 총리가 최근 권력이양을 앞두고 당 간부들이 ‘인사변동’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총리직 퇴임을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권력투쟁의 두 축인 장쩌민과 리펑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현재의 개혁개방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주 총리의 퇴임은 오히려 정책혼선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권력변동을 둘러싼 이런 관측들은 자연스럽게 후진타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후진타오는 당 간부의 연소화를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연말 열린 전국 조직부장회의에서 후진타오는 각급 당의 간부들을 연소화하는 문제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인사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우수한 젊은 인재들을 요직에 대거 임명하도록 요청했다. 지난 3월 중앙당교 개학식에서도 후진타오는 젊은 당 간부들의 적극적인 육성을 강조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중국식 사회주의와 개혁개방의 가속화라는 쌍두마차를 끌고 갈 사람이 누가 될 것이냐는 중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주변국의 이해관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중국은 남북관계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이런 요인을 감안하면 중국의 권력변동은 한국에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장막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의 권력변화과정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경제, 사회 전 분야가 점차 투명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의 불확실성은 중국이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베이징=황훈영 통신원 kkccjjh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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