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강력한 보수여 오라 2002, 권력을 향한 한판 승부
독일 총선에 흥미를 더하는 관전포인트… 좌파의 퇴조와 ‘슈토이버 열풍’을 어떻게 볼 것인가
관전 포인트 (1)
독일 최대규모의 당원을 자랑하는 사민당에 있어 선거운동은 전통적인 ‘조직운동’의 총화였다. 98년 선거운동 과정에서 사민당 당원들 사이에서는 “바꿔야 한다”와 “바꿀 수 있다”는 열기가 뜨거웠다. 최근 사민당 사무총장이 언론에 공개한 보고서에서도 ‘새로운 중도’라는 선거전략보다는 당원들의 열정이 98년 선거 승리의 힘이었다고 고백되어 있다. 사실상 당내의 커다란 논쟁이나 토론을 거치지 않고 채택될 수 있었던 ‘새로운 중도’는 당원보다는 오히려 언론의 관심사였다. 당시 슈뢰더 총리 후보는 개인적 친분을 통해 100여명의 언론인과 광고 전문가들을 불러모아, ‘캄파’(Kampa)를 조직했다. 캄파라는 이름은 캠페인이라는 단어에서 착안하여 조어된 것이다. 미디어 전문가로 구성된 이들은 곧 당사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최첨단 기자재가 구비된 사무실에 자리를 잡고, 언론을 상대로 매체의 성격에 따라 입체적이고 차별화된 선거전략 홍보에 나섰다. ‘새로운 중도’라는 전략도 이 과정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고, 정작 사민당 당원들은 뒤늦게 언론을 통해 자신들의 선거구호를 경험하게 된다. 이후 캄파는 능숙하게 각종 언론에 효과적인 ‘기삿거리’를 제공하며, 사실상의 여론 흐름을 주도해 나갔고 승리의 1등 공신이 되었다. 이처럼 당의 핵심 선거운동본부가 당 외곽에 설치된 것은 독일 정당 역사상 최초의 일이고, 또한 전형적인 미국식 선거운동 방식인 ‘참모 선거운동’이 조직운동의 전통을 자랑하는 독일 정당 내에 자리를 잡은 것도 눈에 띄는 변화이다. 지난해 12월 사민당은 2002년 9월 총선을 대비한 ‘캄파2’를 구성하여 베를린의 젊은이의 거리에 선거운동본부를 꾸렸다. 그리고 캄파2는 지난 2월 ‘중심은 빨갛다’라는 선거구호를 선보였다. 검정, 빨강, 노랑 세 가지 색으로 구성된 독일국기를 뒷배경으로 하여 대대적인 선거포스터 발표회도 가졌다. 98년의 ‘새로운 중심’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혁신과 정권교체의 희망을 표현한 것이라면, ‘중심은 빨갛다’라는 구호는, 사민당 사무총장의 입을 빌린다면 “중산층을 위한 정치”를 사민당 정책의 중심에 놓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사민당을 상징하는 색 역시 붉은색이다. 그러나 전작의 히트와는 대조적으로 새로운 구호 ‘중심은 붉다’는 이러저러한 비판과 외면 속에 해프닝에 머무를 듯하다. 지난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독일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독일 국기가 연일 텔레비전 화면을 장식했고, 이와 함께 새로운 구호가 이러한 물결에 동승하려는 조잡한 ‘이미지 작업’이라는 비판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는 사민당 지지율의 추락을 막는 데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마침내 2월 마지막 주, 독일 제2공영방송과 <슈피겔>이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기민·기사련’과 ‘자민당’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서면서, 사민당과 녹색당의 4년간의 연정이 끝날 수도 있다는 여론이 확산되었다.
관전 포인트 2)
한편 정통 좌파의 색이 탈색되어버린 사민당을 대신해 좌파정당을 대변하고 있는 녹색당의 연합정부 참여는 여러 면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98년 총선에서 약 8%의 득표율을 나타낸 녹색당은 당시 선거공약이었던 핵발전소 폐기 법안을 마침내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비록 30년 이후라는 불안정성을 포함하고 있지만 이는 하나의 역사적 성취가 분명하다. 또한 68운동의 맥을 이으며 80년대 반전·평화운동의 전통 위에 서 있는 녹색당의 본질적인 ‘야 성향’이 어떻게 집권당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많은 이들의 관심이었음은 물론이다. 기성 권위에 도전하면서 정장을 입고 국회에 등원하는 것을 거부했던 녹색당 의원들의 복장은 점차 세련되어 갔다. 정치적 견해와 신념을 대변하는 것과 국가를 대표하는 것이 다르다고 말하는 듯 외무부, 환경부 장관의 목에는 넥타이가 매어졌다. 독일군의 코소보, 유고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드러난, 녹색당 내 실리파와 좌파의 갈등은 점차 당내 좌파세력의 패배로 마무리되었다. 녹색당은 당내 좌·우파, 여성·남성간의 공평한 권력분점으로 민주적 당 운영방식의 선례를 보여주기도 했다. 당 대표 및 많은 직책들은 2명에게 공동으로 위임된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지역별 연방의회 후보선출 과정에서 당권을 장악한 실리파에 의한 좌파의 배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계속되는 지지율의 하락으로 녹색당은 사민당에 점차 연정파트너로서 가지는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서 연방의회 진출의 경계선인 불과 5%의 지지율만을 기록했고, 이는 곧 다른 형태의 정치조합을 사민당에게 강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여기에서 과거 기민·기사련의 연정 파트너였고, 최근 약 9%의 단단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자민당에 대한 사민당의 강한 구애의 배경을 엿볼 수 있다
관전 포인트 3)
베를린=강정수 통신원 jskang@web.de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