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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히와의 전쟁! 독일사람들은 담뱃불을 붙이기 위해 성냥을 하나 켜더라도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을 때나 켠다고 우리는 배웠다. 1996년 벽두 근검과 절약의 나라, 독일 땅에서 처음 유학생활을 시작할 무렵 우리 부부의 각오도 비장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독일에서 처음 만난 유학생 선배는 “드디어 페니히(2001년까지 사용된 독일 화폐 중 가치가 가장 작은 동전으로 1페니히는 약 6원에 해당한다)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말로 우리의 전의에 불을 지폈다.
이후 대학에 입학하면서 독일 대학생들과 부엌과 거실을 공유하는 공동주거 형태의 기숙사에 거주할 때의 일이다. 일정금액의 생활비를 모아서 기본식료품, 생필품을 공동으로 구매하여 사용하고 화장실, 욕실 청소는 물론 설거지까지도 계획표에 의해 분담했다. 내 차례가 돌아올 때면 행여나 흠이라도 잡힐까 청결에 완벽을 기하며 지내던 어느날, 하마터면 독일에 입국한 이후 먹었던 모든 음식들이 한번에 솟구칠 뻔했다. 접시를 흐르는 물에 마지막으로 헹구던 나를 환경파괴범인 양 몰아세우며 한수 가르쳐준 그들의 설거지법 때문이었다. 이른바 ‘그들식’ 설거지는 세제를 넣은 물에 그릇을 넣고 수세미는커녕 손잡이가 달린 솔로 살살 문지르고, 옆에 받아놓은 물에 한번 넣었다 건지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어린 시절 충격으로 다가왔던 포장마차 떡볶이 그릇 설거지보다 한술 더 뜨는 수준 아닌가. 그 이후로 난 그들에게 적발될까 숨죽이며 밥그릇을 흐르는 물에 헹구며 늘 생각했다. “지독한 놈들. 그래 아껴야 잘살겠지.”
베를린=강정수 통신원 jskang@web.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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