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정치자금의 연못, 노점상지난 8월25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외각지대에서는 40도에 가까운 더위 속에서 시위대들이 병과 돌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었다. 몇몇 시위대들은 가스통을 쌓아놓고 주변을 모두 날려보낼 기세였다. 이런 시위사태는 최근 부쿠레슈티 시장으로 취임한 트라이안 버세스쿠가 환경미화 차원에서 불법 노점상과 도로점유 건물들을 모두 철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철거작업에 반대하는 노정삼들의 시위로 시내 곳곳에서는 매일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부쿠레슈티에는 2만5천∼3만여개의 노점상과 도로점유 건물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건축허가없이 불법적으로 지은 것이며, 영업허가를 받은 업소도 대부분 뇌물을 주고 허가증을 산 곳들이다. 부쿠레슈티 외각 드루물 타베레이 지역의 영업허가증은 약 2천달러 정도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시내 중심가는 그 몇배의 뇌물을 줘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수천달러씩의 ‘자릿세’를 내고도 불법 노점상들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한마디로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마피아와 연결돼 있는 노점상들이 파는 물건은 장물이거나 위조된 것이기 때문에 많은 이윤을 챙길 수 있다. 또한 저임금으로 점원을 불법고용하고 영업쓰레기 처리비용도 한푼 내지 않는다. 노점 주위에 쓰레기를 무단투기하기 때문에 노점상 뒤에는 쓰레기가 산을 이룰 정도이다. 불법노점상은 정치자금줄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부쿠레슈티 제 4구역 구청장인 루추는 지역 정치인들과 함께 아예 불법으로 시장을 만들고 상당한 세금을 거둬들여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돈은 물론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불법 노점상을 통한 정치자금 확보에는 대부분의 구청장들이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구청장들의 다수는 제1 야당인 사회민주당 소속인 반면, 현 시장인 버세스쿠는 집권 연합당 중 하나인 민주당 소속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현 시장의 불범 노점 철거 조처는 11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야당의 자금줄을 죄려는 포석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부쿠레슈티=황정남 통신원jungna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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