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통신원리포트/ 사막에 부는 인터넷 열풍

전세계적으로 몰아닥치고 있는 인터넷 열풍이 마침내 이라크에도 상륙했다. 얼마 전 인터넷카페 1호점이 바그다드에 문을 열었다. 밝고 화려한 실내장식에 냉방 시설까지 갖춰진 1호점 인터넷카페의 시간당 사용료는 1200원 수준이다. 이라크 노동자와 평교사 등의 한달 평균 봉급이 3천∼4천원 안팎인 점을 감안한다면 보통사람으로서는 엄두도 못 낼 사용료다. 보통 노동자의 한달치 월급으로는 고작 3시간 인터넷 항해가 가능한 셈이다. 따라서 이 비싼 인터넷 접속료를 내고 카페를 드나들 수 있는 사람들은 출신 성분이 좋은 상류층과 부유층의 자제들 정도가 고작이다. 이라크에서 ‘네티즌족’이란 말은 곧 상류층 젊은이들을 가리키는 별칭이 될 듯하다.

인터넷카페가 개방되기는 했지만 개인의 인터넷 접속권은 여전히 당국이 쥐고 있다. 인터넷 사용은 정부가 허가한 공인 ‘인터넷카페’나 제한된 관공서와 공공장소에서만 가능하다. 이때도 정부의 검열을 거친 이슬람법과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건전한 웹사이트만이 개방된다. 이라크는 미국의 경제제재조처로 인해 중동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낙후된 국가로 남아 있다. 모든 정보는 당국이 쥐락펴락하고 있다. 위성방송 수신이나 비즈니스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팩시밀리 사용도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모든 신문과 방송들은 집권당인 바스당 소유로 재갈이 물려 있는 꼴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입성은 이라크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동지역 2억8천여만명 가운데 인터넷 사용인구는 190만여명으로 0.7% 정도다. 120여개 인터넷서비스 공급업체(ISP)가 서비스중이다. 인터넷 사용인구는 2002년께 1200만여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각국이 저마다 정보통신 분야의 발전을 위해 발벗고 나선 가운데 이라크도 인터넷 열풍으로부터 비켜갈 수는 없었다. 멀지 않아 수도 바그다드를 포함한 이라크 주요 도시에도 속속 인터넷카페가 들어설 전망이다.

어쨋든 인터넷카페는 장기적으로는 유엔의 경제제재조처 이후 외부 세계와 담을 쌓아온 이라크 국민들에게 외부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창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반사담 후세인 진영도 인터넷카페의 이라크 입성을 적극 반기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반정부 활동을 더욱 공세적으로 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암만=김동문 통신원yahiya@hani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