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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세계] 에이즈, 이미 작동된 시한폭탄 1년 사이 두배로 증가한 중동 에이즈 환자 수치… 보수적인 성의식이 대책마련의 장벽
중동의 에이즈 감염수치는 알제리가 22만명으로 가장 많고, 수단 14만명, 지부티 3만7천명 순이다. 걸프연안국가들은 에이즈 환자 수치가 1천∼2천명 정도로 다른 지역보다 낮게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들 보수적인 걸프연안국가들이 실상을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다는 점과 청소년층의 감염률이 높다는 데 있다.
근본원인은 마약과 매매춘
이란이 그 한 예를 적절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란은 하타미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도 에이즈나 매매춘에 대한 존재를 부정해왔지만 지금은 심각한 지경에 처해 있다. 이란의 AIDS퇴치국민위원회 의장인 바흐람 예가네흐는
불충분한 자료와 실태조사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UNAIDS는 중동 각국의 에이즈 주요 감염요인으로 동성간의 성관계를 꼽는다. 동성간 성관계와 매매춘을 통한 감염이 전체 감염률의 절반 가까이 나타난다. 그 다음으로 에이즈에 감염된 주사기를 이용한 약물 정맥주사가 꼽힌다. 그밖에 요인들로는 태내에서 어머니에게 전염되는 경우와 감염된 피를 수혈받는 경우이다. 이는 사회·경제적인 혼란과 가치관 붕괴 등으로 마약 복용과 상업적 성행위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에이즈가 급속히 확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매춘 등의 ‘부적절한 성관계’는 중동 각국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성교육마저 금기사항?
에이즈 환자가 증가추세임에도 중동 각국의 국민들의 에이즈에 대한 인식수준은 매우 낮다. 일부 전문가들이 중동의 에이즈 문제를 심각한 사회 문제로 우려하는 것은 현재의 에이즈 감염 상황 때문이라기보다는 에이즈예방캠페인이나 올바른 성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을 통해 에이즈가 확산된다는 판단에 따라 대부분의 중동 국가에서는 외국인들에 대한 혈액검사를 의무화하고 있고, 자국민의 해외여행시 안전사항 등을 교육한다. 하지만 문제는 내국인들의 에이즈 검사를 위한 제도적 장치나 사회적인 관심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이란이나 요르단, 레바논 등 극소수의 나라에서 극히 제한된 방식으로 에이즈 예방캠페인이나 성교육이 이뤄지는 정도이다. 요르단과 레바논은 에이즈 문제해결을 위해 청소년과 대학생, 택시기사나 이들과의 접촉 가능성이 큰 국민들에게 예방활동을 벌이고 있고, 직통전화를 통해 상담에 응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의 문화와 종교적인 보수성으로 인해 성교육마저 하나의 금기사항으로 여겨지고 있다. 정부와 이슬람 종교지도자들간에 에이즈 대책 등을 위한 협의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아직 공론화되기에는 갈길이 멀게만 보인다. 성문제나 질병을 토론하고 공개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사회 분위기가 에이즈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암만=김동문 통신원yahiya@hani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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