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직이는 세계 ] 2000년09월27일 제327호 

[움직이는세계] 독립국가, 10년이면 된다

인터뷰/ 그리스로 망명한 쿠르드 게릴라 하란

7년간이나 쿠르드지역에서 게릴라 활동을 하다가 그리스로 망명한 하란(31)과 인터뷰를 가졌다.

-아테네로 언제 왔는가.

=약 한달 전에 왔다.

-이곳으로 온 이유는.

=10년 전에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했다. 한번씩 고향에 갈 때마다 수많은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는데 한번은 부모님이 계신 고향을 눈앞에 두고 검문소에서 터키 병사들의 저지로 이스탄불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일을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온 뒤, 게릴라가 되기로 결심하고 산으로 들어갔다. 7년 동안 총을 들고 싸우면서 총상을 몇 군데 입고 더이상 게릴라로서 활동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그리스로 망명할 생각을 했다. (다리의 상처를 보이면서) 잘 봐라. 이 부상 때문에 걷는 것이 불편하다.

-고향에 돌아갈 생각은 없는가.

=고향에 부모 형제들이 있지만 돌아갈 수 없다. 터키 정부에서 내가 게릴라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돌아가서 잡히면 죽는다.

-어떤 경로로 그리스로 왔는가.

=물론 불법으로 이곳에 왔다. 이스탄불에서 국경까지 기차로 가서는 국경지대에서 배로 강을 건넌 뒤에 그리스의 국경도시인 알렉산드루폴리스까지 하루종일 걸었다. 거기서 친구에게 전화해서 도움을 청했다.

-당신의 지도자 오잘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그는 심오한 사상가이면서 인간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다. 모두들 그를 존경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소중한 지도자이다.

-게릴라 활동중 어려움은 없었나.

=미국이나 유럽에 있는 쿠르드 형제들의 도움으로 산의 게릴라들이나 PKK 당원들은 경제적으로 전혀 불편함이 없다. 그러나 고향에 사는 쿠르드 동포들은 무척이나 힘들게 살고 있다.

-지금 불법으로 이곳에 체류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영국이나 독일 같은 국가들은 나 같은 사람을 받아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스는 그래도 조금 낫다. 아직 잘 모르겠다. 여기서 떠나라고 하면 어디로 가야 할지.

-쿠르드 민족의 독립국가가 언제쯤 건설되리라 생각하나.

=매우 긍정적이며 희망적이다. 한 10년.

아테네=하영식 통신원youngsig@otenet.g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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