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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문화 등록 2003.12.17(수) 제489호

[문화] 새/책

눈 · 밖에 · 나다

곽상필 외 8명 지음, 휴머니스트(02-335-4422) 펴냄, 2만원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한 이 사진집에는 9명의 사진작가가 찍은 장애인, 혼혈인, 외국인 노동자, 성적 소수자, 노인 등 ‘눈 밖에 난’ 사람들의 삶이 담겼다. 주장이나 구호를 내세우지 않고, 작가들의 렌즈는 따뜻하게 그들에게 다가간다. 점점 시력을 잃어가지만 밝고 당당한 16살 소녀 혜선이의 일상, 외국 군인과 한국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들의 쓸쓸한 표정, 한국인과 다른 아시아 사람들이 꾸린 가족들의 얼굴이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숭어도둑

이청준 지음, 디새집(031-955-4700) 펴냄, 8800원

소설가 이청준의 동화집. 라디오나 신문도 구경하기 힘들었던 고향을 배경으로 아날로그적이고 자연적인 정을 담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숭어도둑> <이야기 서리꾼> <봄꽃 마중> <일기장 속의 그날> 등 4편의 이야기와 우승우씨의 소박한 그림에서 작가의 어린 시절 추억과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겹게 꿈틀거린다. 정월 초하루부터 다달이 시작되는 명절행사들과 마을의 크고 작은 잔치들, 분주한 논밭일, 옛 놀이 등이 이야기 속에 구수하게 엮여 있다.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

이현주 대담·정리, 삼인(02-322-1845) 펴냄, 2만5천원

고향인 강원도 원주에서 40년 동안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사회운동가로 산 무위당 장일순(1928~94)은 수많은 젊은이들의 정신적 선배, 사상적 스승으로 존경받아왔다. 이 책은 그와 후배 이현주 목사가 노자를 주제로 주고받은 대담을 정리한 것이다. 두 사람은 오늘의 문명이 이기심을 부추겨 ‘안 되는 일도 되게 하는’ 유위적 본질을 지녔으며, 억지로 무엇인가를 이루려 하지 않고 공생하려는 무위적 자세야말로 모순을 넘어서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국사 인물 열전 1 · 2 · 3

송기호 외 62명 지음, 돌베개(02-338-4143) 펴냄, 각권 2만5천원

63명의 한국사 연구자들이 단군부터 장준하까지 한국사 속 인물 63명의 생애와 활동, 역사적 평가 등을 정리했다. 단군이 민족의 시조라는 인식은 봉건질서가 무너지고 민족 개념이 등장하면서 나타났으므로 단군은 ‘정치적 조상’으로 볼 수 있다는 식으로 잘 알려진 인물에 새로운 평가를 하거나, 발해의 행정제도와 문화의 틀을 완성한 3대 문왕 ‘대흠무’(大欽茂)나, 계몽활동가에서 내선일체론자가 되어버린 김진구 등 역사의 명암을 보여주는 숨겨진 인물들을 발굴해 소개했다.

세상 종말 전쟁 1 · 2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김현철 옮김, 새물결(02-3141-8697) 펴냄, 각 권 1만3천원

보르헤스나 마르케스와 함께 중남미 문학의 대표작가로 평가되지만 한국에서는 제대로 번역되지 않았던 요사의 장편소설.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왕정이 공화정으로 바뀌던 격동의 시기에 브라질의 오지마을에서 한 종교집단이 공화국을 악마로 규정하고 반란을 일으킨다. 오지마을에는 모여든 선지자, 무정부주의자, 기자, 진압군 책임자 등 온갖 부류의 사람들을 통해 작가는 광기와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 군상의 모습과 속내를 총체적으로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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