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2003년12월17일 제489호 

문/화/게/시/판

콘서트 | 윤도현 크리스마스 콘서트 ‘컬러 오브 러브’

12월24일 8시, 25일 6시,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1544-1555, www.ticketpark.com)



국민밴드 ‘윤밴’이 성탄절을 맞아 관객들과 화려한 만남을 갖는다. 하얀색·붉은색·초록·노랑 등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네 가지 색깔에 네 가지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언제나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사랑할 거야>, 정열적이며 뜨거운 <담배가게 아가씨>, 시대와 역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담은 <이 땅에 살기 위하여> 등 다양한 사랑의 노래가 무대에 울려퍼진다. 크리스마스이니만큼 음악뿐 아니라 재미있는 이벤트도 많이 마련됐다. 윤도현밴드 공연에 이미 일부가 되어버린 개그맨 김제동이 오프닝을 비롯해 포복절도할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으며, 김C(뜨거운 감자), 드렁큰타이거, 강산에 등 호화 게스트도 선보인다. 또한 이번 공연과 동시에 발매한 <윤도현밴드 6집 스페셜 에디션>에 실린 록 캐럴곡도 연주한다.

연극 | 버자이너 모놀로그

12월24일~2004년 1월18일 서울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4-8760~1)



수천년 동안 여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말 ‘버자이너’는 음습한 곳에 감추어져 있었다.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5살 어린 소녀부터 75살 노파까지 9명 여성의 성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인터뷰해 엮어낸 드라마로, 숨겨져온 여성의 성을 솔직하고 정정당당하게 조명한 작품이다. 원작자 이브 엔슬러는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작 의도를 밝혔다. “말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고 기억하지도 못합니다. 말하지 않으면 비밀이 되고, 비밀은 부끄러운 것이 되고, 두려움과 잘못된 신화가 되기 쉽습니다. 나는 언젠가 그것이 부끄럽지도 않고, 또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때가 오기를 바라기 때문에 입 밖에 내어 말하기로 했습니다.” 1997년 초연된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브룩 실즈·클레어 데인스·앨라니스 모리셋·귀네스 팰트로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더욱 이름을 빛냈다. 우리나라에선 2001년 김지숙·예지원 등이 초연해 화제를 뿌린 뒤 몇달 뒤에 서주희가 모노드라마로 앙코르 공연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서주희는 놀라울 만한 집중력과 광기어린 연기로 관객과 다시 만난다.

발레 | 호두까기 인형

12월20~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1588-7890, 02-580-1300)



성탄절의 단골 손님 <호두까기 인형>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1977년 국내에서 처음 소개된 이래 올해까지 27년째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 버전으로 러시아 그라스나다르 극장에서 무대와 의상을 직접 제작해 가져왔다. 볼쇼이 발레단을 33년 이끈 유리 그리가로비치(73)는 1966년 볼쇼이 극장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초연하면서 대본 자체를 뜯어고쳤다. 주인공 클라라를 마리로 바꾸고 등장인물의 직업도 바꾸었으며 마임 부분을 모두 춤 동작으로 처리해 엄청난 기교가 필요한 안무로 만들었다. 이번 무대에선 마리와 왕자 역에 다섯 커플들이 포진했다. 호두까기 왕자 역 11년을 맞는 이원국과 2년 전에 마리로 데뷔한 윤혜진, 연기력과 춤의 기량을 완벽하게 갖춘 김주원과 2003년 전국신인무용콩쿠르 금상 수상자 이원철, 지난해 처음 선보인 신예 커플 전효정·정주영과 신무섭·홍정민, 차세대 주자 박연정·장운규가 출연한다.

뮤지컬 | 둘리

2004년 1월4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한얼광장 빅탑씨어터(02-417-6272)



지난 여름, 분당 ‘천막극장’에서 장기 공연됐던 <둘리>를 다시 만난다. 빙하기가 닥쳐오며 엄마를 잃은 아기공룡 둘리의 이야기는 만화, 애니메이션, 뮤지컬로 변신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뮤지컬 <둘리>에서도 집주인 길동과 둘리 일당이 티격태격하며 벌이는 실랑이 속에 원작자 김수정의 유머를 곳곳에 담았다. 이번 공연 역시 둘리 역을 왜소증 장애인 황세영·정동 형제가 맡아 열연한다. 112cm, 120cm의 작은 키에 초등학생 정도의 체격을 지닌 그들은 뮤지컬 출연이 처음인데도 친근하고 사랑스런 둘리 역을 무난히 소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무대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해 전체 천막을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꾸고 ‘싼타마을로 간 둘리’라는 신을 삽입했다. 음악은 <둘리> 주제곡 <요리 보고 조리 보고>를 작곡했으며 최근 뮤지컬 <토요일 밤의 열기> 음악을 편곡 지휘했던 김동성씨가 맡아 맛깔스럽게 연출했다.

뮤지컬 | 싱 얼롱 산타

12월28일까지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02-599-5743)



‘크리스마스적인 것’은 이곳에 모두 모였다.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 <42번가> <그리스> 등을 제작한 미국의 피닉스 프로덕션이 크리스마스용으로 기획한 이 작품은 성탄절 분위기를 내는 데 필요한 요소- 산타·눈송이·캐럴 등- 는 모두 맛볼 수 있다. 빨간 바지와 빨간 코트, 빨간 모자와 빨간 장갑 등 온통 빨간색 의상으로 몇백년을 살아온 산타가 싫증을 내고 새로운 패션으로 갈아입으면서 친구들과 벌이는 해프닝을 중심으로 했다. 공연의 시작인 <징글벨>의 종소리부터 눈송이가 날리는 공연의 피날레까지 25곡의 캐럴이 무대를 꽉 채운다.

클래식 | 오리엔탱고

12월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02-399-1114~7)



‘오리엔 탱고’는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탱고 연주그룹이다. 1991년과 1993년 각각 아르헨티나로 이민간 바이올리니스 성경선과 피아니스트 정진희는 2000년 듀오팀을 결성한 뒤 탱고의 고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해 10월 한국을 다녀간 오리엔탱고는 올해엔 2003년의 마지막 날을 보내는 뜻깊은 무대에 선다. 춤과 리듬을 고려한 강렬한 비트와 극적인 표현을 중시하는 아르헨티나식 탱고와 달리, 오리엔탱고는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섬세한 표현을 위주로 한 부드럽고 감미로운 연주가 특징이다. 피아졸라의 명곡 <아디오스 노니노> <비올렌탕고>를 비롯해 <엄마야 누나야> <새야새야> 등의 민요를 들려준다.

전시 | 청계천,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12월21일까지 서울 충무로역 활력연구소(02-773-7707)



플라잉시티·도시건축네트워크·문화연대가 지난 6개월 동안 기획해 준비해온 ‘청계천 탐험’의 결정판. 도심의 낙후된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 청계천 일대 주민과 상인들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영상·인터뷰·사진 등의 매체를 통해 치열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공간을 들여다봤다. “일하다 보면 내 몸에서 녹 냄새가 나는지 몰라. 그런데 하루는 집에 가서 포옹 신고를 하는데 아내가 녹 냄새를 맡더군. 고마웠어. 내 존재를 알아주니 말이야.” 좁고 열악한 곳에서 수십년 동안 땀 흘리며 일해온 청계천 사람들은, 그러나 앞으로 청계천 일대 변화에 대해선 속수무책이다. “요샌 그냥 장기나 두는 게 편해. 뭐 사람들도 복원 공사나 이전 문제에 대해선 별 말도 없고. 앞으로 2년 동안 내가 어떻게 소멸해가는지 봐두게. 그게 청계천의 역사일 거야.”

  • [새책] 『눈 · 밖에 · 나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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