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에서 ‘호그와트’를 치면 지식검색창에 이런 질문들이 떠오른다. 11살의 해리포터가 마술 전문교육을 받기 위해 입학한 세계 최고의 마술학교 호그와트. 이젠 이런 답이 가능하다. “전남 영암에 동아인재대학교가 있습니다.”

애완동물기르기 등 독특한 특성화 교육을 펼치고 있는 동아인재대학교는 내년 1학기부터 마술학과를 신설한다. 최훈·고선희·오은영·이은결·최현우씨 등 우리나라의 내로라 하는 마술사들이 강의진으로 참가한다. 과목 이름도 신기하다. ‘카드마술의 이해’ ‘일루전 매직의 도구’ ‘마술의 역사와 이해’ ‘생활마술’ ‘스테이지 매직’. 강의 도구도 ‘주사위 폭탄’ ‘열리지 않는 상자’ ‘보이지 않는 실’ ‘꺼지지 않는 초’ ‘레인보우 칩’ 등 낯선 물품으로 가득하다.

마술사 자격증 같은 것이 따로 없는 상황에서 ‘머글’(<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마술사가 아닌 일반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들이 마술사가 되는 공식적인 통로가 생긴 셈이다. 지금까지 마술은 경기대·연세대·서울대 등 일부 대학에서 교양과목으로 채택해왔고 비즈매직 마술나라 등 전문학원에서 가르치는 정도였을 뿐 대학에서 전공과목이 정식으로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3월 겸임교수로 발령을 앞두고 있는 마술사 오은영씨는 마술학과가 만들어진 것이 고무적인 일이지만 유행에 휩쓸려 마술사를 직업으로 선택해선 안 된다”고 걱정했다. “마술은 쉼 없는 연습에 카리스마를 내뿜는 연기력과 개성 있는 연출력이 모두 필요한 종합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에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마술학과는 올해 40명 정도를 수시모집으로 뽑는데, 학생들이 몰려 정원을 조정할 계획이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