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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문화 등록 2003.10.23(목) 제481호

[문화] 문/화/게/시/판

미술 | 이우환-만남을 찾아서

11월16일까지 서울 호암갤러리·로댕갤러리(02-771-2381, 2259-7781)

1960년대 후반 일본화단에서 ‘물파’(모노하)를 유행시킨 ‘한국의 작가’ 이우환의 대규모 회고전. 작가일 뿐 아니라 비평가·예술이론가로서 입지를 탄탄히 한 이우환은 한국에서도 단색조 회화를 통해 서구의 모노크롬 회화와 구분되는 동양적 사유방식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60년대 후반 초기작에서부터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회화·조각 작품들이 다양한 자료와 함께 전시돼 그의 치열하면서도 섬세한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바라보는 자리다.

최근까지 일관되게 <관계항>이라 이름 붙인 조각 작품들은 세월의 흔적을 담은 채 어디선가 나뒹굴고 있을 돌과 철판을 특정 공간이나 장소에 다양한 방식으로 설치한 것들이다. 이는 부드러움과 견고함, 고정성과 가변성 등 대립적인 상황에서 어떤 사물이든 주변 상황과 불가분의 ‘관계’로 존재한다는 깨달음을 담고 있다. 이는 회화에서도 평면에 점·선 등 최소한의 행위로 최대한의 관계와 의미를 담으려는 노력으로 나타난다. 이준 삼성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이우환의 예술은 나와 타자에 대한 관심이 인간과 자연, 세계와의 만남, 관계항을 통해 이뤄졌는데, 이는 한국적인 것에 의해서 일본의 미술을 상대화하고 일본에 정착하면서 한국의 미술을 상대화하는 작업으로 이뤄졌다. 한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성장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며 활동해오는 자신의 처지처럼 특정한 장소나 사유방식에 얽매이기보다는 모든 것을 상대화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클래식 | 볼쇼이 윈드 오케스트라 내한연주

11월2일 오후 3시 서울 코엑스 3층 오라토리움(02-3464-4998)

볼쇼이 윈드 오케스트라는 볼쇼이극장 오케스트라 30여명으로 이뤄진 관악연주단으로 목관악기부의 섬세한 소리와 금관악기부의 깊은 소리가 인상적이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림스키코르샤코프의 <왕벌의 비행>,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와 오페라 <에프게닌 오네긴>의 수록곡 등 잘 알려진 곡들을 중심으로 연주한다. 영화 음악 <대부> <시네마 천국>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테마곡도 들려준다. 또한 볼쇼이 윈드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볼쇼이 극장의 간판 테너인 니콜라이 시모노브와 한국의 소프라노 김향란 등이 협연한다. 이 공연은 한국유방건강재단이 주최하는 ‘사랑의 핑크리본 콘서트’로 기획된 첫 행사다.

클래식 |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11월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544-1555, 1588-7890)

올해 창단 70돌을 맞는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첼로의 거장 미샤 마이스키와 만난다. 우리나라엔 잘 알려지지 않은 룩셈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90년대 중반 이후 룩셈부르크 정부 소속으로 편입돼 고전·낭만주의를 넘어서 현대음악까지 탐구하며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거듭한 결과 ‘그라모폰상’ ‘깐느 클래시컬상’ 등 가시적인 성과도 얻었다. 또한 동시대의 연주자 로스트로포비치로부터 “시적인 감성과 폭풍 같은 격정, 눈부신 기교의 조화”라고 일컬어지는 미샤 마이스키는 낭만주의 음악 스페셜리스트로서 훌륭한 성악 연주자의 곡을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이번 연주에서는 슈만의 <첼로 협주곡>을 비롯해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 바그너의 <탄호이저 서곡> 등을 들려준다.

연극 | 돼지사냥

10월26일까지 서울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

두 마리 돼지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300근이 넘는 씨돼지를 찾고, 기관에서는 교도소를 탈옥한 일명 ‘돼지’라는 탈옥수를 찾는다. 이만해도 아수라장인데 여기에 ‘원조서부리쌩돼지식육식당’과 ‘본조서부리쌩돼지고기식육식당’간의 원조 논쟁이 끼어들며 서로 비방만 일삼는 군의원선거까지 겹친다.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돼지를 잡으려는 마을 사람들과 우유부단한 경찰서장을 둘러싸고 한판 코미디가 펼쳐진다. 황당한 에피소드를 이리저리 꾸며 현실감을 불어넣는 이상우식 원작에 극단 차이무의 속도감 넘치는 대사치기, 절묘한 호흡들이 독특한 질감을 만드는 작품. 김승욱·이대연·이성민·이광희·전혜진·김두용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민복기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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