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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숙성의 감동이 우러날까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장을 연 <원더풀 데이즈>… 영상·사운드 높은 완성도에도 캐릭터 밋밋
<원더풀 데이즈>(개봉 7월17일)는 영원히 지연될 것 같은 프로젝트였다. 인물은 2D 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속도감과 입체감을 위해 메카닉 및 배경 일부는 3D로, 주요 배경과 건물들은 미니어처로 제작해 촬영·합성하므로써 실사영화에 버금가는 사실감과 깊이감을 지닌 세계 최초의 ‘멀티메이션’을 탄생시키겠다는 야심.
3D와 2D 어우러진 멀티메이션 탄생
<원더풀 데이즈>가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은 확실하다. 스토리와 캐릭터가 밋밋하다는 흠을 빼놓으면(아뿔싸! 혹시 이게 결정적 발목 잡히기가 되는 건 아닐까), 영상과 사운드는 7년이란 시간을 기꺼이 보답해줄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화합하기 어려워 보이는 요소들을 결합시킨 ‘멀티메이션’이란 제작방식은 작품의 흐름에도 적용된 듯하다. 극적인 운명과 낭만은 신파적 감상성으로 탈색되기 십상인데 <원더풀 데이즈>는 그 감상성이 너무 ‘쿨’해서 아무리 폼을 잡아도 그게 값싸 보이지 않는다. 비장미로 승부하는 애니메이션은 때로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재패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사이보그가 처한 운명은 매혹적인 비장미로 가득하고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 같은 추종자를 낳았다. 그런데 <공각기동대>는 8년 전에 나온 작품이다. <원더풀 데이즈>의 멋스러움이 아슬아슬해 보이는 건 지연된 시간을 배경으로 등장한 듯한 기시감 때문이다.
2142년, 마침내 그날의 시실섬으로
에코반 주위에 존재하는 일종의 슬럼지역 ‘마르’를 불태우는 비밀 작전이 추진되고 마르에 은둔해 사는 수하가 에코반으로 침투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에코반 경비대 제이와 마주친다. 계급적·신분적 차이가 뚜렷해 보이는 수하와 제이는 어릴 적 단짝이었고, 어른이 된 지금 그들은 연인처럼 서로를 그리워했다. 마치 <쉬리>에서 서로 총구를 겨눈 연인들처럼 이들도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눈다. 한국영화의 흐름을 바꾼 <쉬리>처럼 <원더풀 데이즈>가 한국 애니메이션의 어두운 운명을 박차고 비상할 수 있을까.
이성욱 기자/ 씨네21 lewo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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