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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담들, 웃다가 죽겠네 <긴급조치 19호>에서 주저없이 ‘개인기’를 발휘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하는 두명의 배우가 있다. 가수 김장훈씨와 사업을 하다 늦깎이 데뷔하는 원상연씨다. 김씨는 본업이 가수 맞나 싶을 정도로 능청스럽게 코믹 연기를 잘 해낸다. 가수 홍경민씨와 함께 군인을 피해 모처에서 갇혀 지내는 이들은 먹을 게 궁한 편이다. 라면을 먹다 홍씨의 항의를 받아치는 김씨의 이런 입담은 영화 내내 지속된다. “형!” “응?” “그 젓가락질 한번에 면발이 너무 많은 거 아냐?” “먹는 거 갖고, 이씨, 그렇게 따지믄 넌 쫌 아까 젓가락질 한번에 단무지 두개는 뭐 좋은 행동이냐? 이씨.” 무기밀매상으로 등장하는 원상연씨는 예상치 않은 장면에 낯설게 등장해 꽤 긴 시간 걸쭉한 코믹 연기를 해치운다. “어, 린다…. 하와유? 그래 그거 F15로 결정났잖아. 어, 그거 송금했어, 텔레뱅킹 못받았어? 웬일이니? 그리고 저번에 보내준 패트리어트 미사일 있잖아. 그거 밧데리 어떻게 가는 거야? 난리났어. 어? 사용설명서? 박스에?” “나 이거 이 가게 그냥 편안하게 하는 거 아냐! 단속 뜨잖아? 삽으로 땅 파갔고 탱크 앞 대가리 안 들어가는 거 묻어봤어? 패트리어트 미사일 80m야 80m! 그걸 씨! 가로로 묻을까, 세로로 묻을까, 응? 갈등 때리면서…. 아∼ 감정 복받쳐.” 원씨의 입담을 보다 보면, <넘버3>에서 송강호씨가 “배, 배, 배신이야, 배신!”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홍경민 팬클럽 회장으로 군인들에게 용감히 맞서 싸우는 열혈소녀 민지 역의 공효진씨는 자칫 들떠보이기 쉬운 배역에 적당한 활기와 가볍지 않은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민지의 아버지는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는 대통령 비서실장(노주현)이다. 그런데 어쩐 연유에선지 이들의 사이는 극도로 벌어진 상태다. 어른들의 무심함과 가부장적 행태에 반항하는 민지의 말투가 지나치기만 한 걸까? “나 건드리지 마. 아주 확 죽어버릴 거니까. 그리고 긴급조치가 뭐냐? 쪽팔리게!” 툭하면 손찌검을 하는 아버지를 향해 “요즘 자주 때린다. 나, 가도 되지?” 하며 돌아서는 장면에서는 섬뜩할 정도로 생생한 느낌이 든다.
이성욱 기자 lewo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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