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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섹션 : 문화 | 등록 2002.04.24(수) 제406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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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자연스러워진 혼외정사 현실에서도 혼외정사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는 급격히 변하였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또래들을 만나면 화제는 딱 두 가지다. 재테크와 애인 이야기다. 그런데 불과 몇년 전까지만해도 쉬쉬하던 이야기를 이제는 테니스를 막 시작했는데 아주 좋더라는 식으로 유쾌하고 자연스레 꺼내놓는다. 완전히 달라졌다.” ㅁ출판사 대표이자 주부이기도 한 ㅈ씨의 말이다. 연령대를 낮춰보자. 결혼 3년째로 직장생활을 하는 박수미(가명·27)씨는 요즘 한 미혼남성과 ‘열애’ 중이다. 그런데 박씨의 생각이 흥미롭다. “결혼생활 3년째인데 벌써 권태를 느끼던 차에 긴장감이 생겨 좋다. 그렇다고 이혼할 생각은 전혀 없다. 남편과 잘 지내는 편이다. 죄책감 때문은 아니지만, 남편도 나처럼 애인을 두고 활력을 얻는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결혼 3년째이긴 마찬가지인 김만수(가명·29·회사원)씨는 또 다르다.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와는 첫눈에 서로 반해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했다. 집안의 반대가 거셌지만 동거부터 시작하는 등 아주 단호하게 나갔다. 그런데 지금 난 직장동료와 또 다른 연애에 빠졌다. 문제는 결혼이란 제도에 있는 게 아닐까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지금 아내에게 이혼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낸 상태인데 이혼해도 재혼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올해 이화여대 사회학과 곽배희씨가 박사학위 청구논문으로 제출한 <한국 사회의 이혼실태 및 원인에 관한 연구>에는 전국 성인남녀 650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가 담겨 있다. 이 가운데 ‘우리 사회의 이혼 급증 원인’에 대한 성별 견해에서 ‘성적·도덕적 자유주의 풍조’를 이유로 들은 여성은 한명도 없다. 남성의 경우도 이 문항에 대한 응답자는 1명뿐이다. ‘여성들의 사회진출 증가 및 여성의식의 성장’이란 응답이 여성 39.3%, 남성 36.8%로 가장 많았다. 이웃 일본의 경우를 보면, 우리의 미래가 어떨지 예감 아닌 예감이 든다. 2002년 1월28일치 일본 시사주간지 <아에라>는 20·30대 여성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실었다. 응답여성의 43%를 차지한 기혼여성들 가운데 절반인 51%가 혼외정사 경험이 있다고 했다. 미혼여성도 이에 못지않다. 두 사람 이상의 섹스 파트너가 있는 것에 대해 50%가 좋다고 했고, 남자친구가 자기 이외의 섹스 파트너를 두는 것에 대해서도 48%가 좋다고 응답했다. 국내에서 기혼여성에 대한 성의식과 성실태를 조사한 경우는 많지 않다. 지난 99년 한국성과학연구소(소장 이윤수)가 기혼여성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당시 4명 중 1명이 남편 이외의 남성과 섹스를 해보고 싶은 욕망을 느낀 적이 있고, 15%는 실제 혼외정사 경험이 있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에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혼외정사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75%에 달했다.
이성욱 기자 lewo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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