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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애들이나 하는 것? 게임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인식 변화와 개발자의 노력이 중요한 시점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 2000년 2조9682억원에 이르렀고, 2001년에는 모두 3조4792억원에 이를 정도로 커다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게임시장은 매년 20% 가까운 성장률을 보여 2003년에는 4조9127억원의 시장을 가진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올해 플레이스테이션2나 엑스박스 등의 가정용 게임기가 보급되기 시작하면 게임산업 규모는 탄력을 받아 급격한 성장이 전망된다. 이런 게임이 대중문화 속의 게토라고 얘기한다면 왠지 우스워 보인다. 하지만 게임은 외부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소외되고, 내부에서 많은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있는 대표적인 문화 장르의 하나다. 게임의 산업가능성에 눈뜬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기성 세대들은 아직도 “오락(게임이 아니다)은 애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중음악이나 영화에 비해 아직도 뿌리깊은 불신을 받고 있는 셈이다. ‘오락실’(아케이드 게임장)이나 ‘게임방’(피시방)은 아직도 ‘탈선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고, 게임이라도 하려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부모님의 불벼락이 떨어지기 예사다. 더욱 큰 문제는 그나마 즐기려는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게임 자체가 소외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은 10∼20대가 거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으며, 30대 이상의 경우는 게임을 즐기기가 힘든 상태다. 이런 현상의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게임이 어렵다는 것이다. 게임은 발전을 거듭하면서 새로운 시스템을 계속 채용하고, 좀더 복잡한 설정을 만듦으로써 게임팬들을 유혹한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경우 <스타크래프트>의 그나마 간결한 생산시스템과 전투시스템은 새로운 게임이 계속 출현하면서 훨씬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고 있다(그나마 <스타…>도 조작법을 익히기 힘들어 게임 즐기기를 포기한 사람이 즐비하다). 최근 출시돼 호평을 받고 있는 시에라의 전략시뮬레이션 <엠파이어 어스>의 경우 유닛들을 생산하려면 나무, 돌, 쇠, 금 등 네 가지의 자원을 적절히 배분해야 하며, 석기, 청동기, 철기 등을 거치는 복잡한 발전시스템을 거쳐야 제대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진득하게 앉아서 게임시스템을 외우고, 전략·전술을 연구할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이런 어려운 게임시스템은 <디아블로2>나 <리니지> 같은 인기 게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처음 게임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진입 장벽’은 높이가 만만치 않다.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리니지>의 경우 주위의 도움없이 처음부터 캐릭터를 성장시켜나가기는 매우 힘들다.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데다가 만연된 피케이(캐릭터 살해)는 처음 시작하는 게이머들의 의욕을 꺾게 마련이다. 10∼20대는 주위에 그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가며 수월하게 즐길 수 있지만, 30대 이상은 주변에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드물어 더욱 큰 어려움을 겪는다. <디아블로2>의 경우 파티(연합)를 이루며 경험치를 똑같이 나누는 게임시스템을 이용한다면 레벨 90 이상의 ‘고수’와 파티를 이룰 경우 처음 시작한 사람이 레벨 70 정도에 이르는 것은 3일 정도면 가능하다. 하지만 혼자서 게임을 해나간다면 레벨 70까지는 거의 1달 이상을 게임에 몰두해야 이를 수 있다. 주위에 ‘고수’가 수두룩한 중고생과 주변에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30대 이상은 분명 ‘출발점’이 다른 것이다. 게임은 21세기 문화콘텐츠의 총아다. 영상과 음악, 이야기와 상호작용성을 다 함께 갖춘 게임은 각 분야 문화콘텐츠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기본 인식 변화와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게임 개발자들의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결국 게임 또한 ‘게임이나 하는 놈’과 ‘게임도 안 하는 놈’을 가르는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형섭 기자/ 한겨레 문화부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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