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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회사, 작품 감정은 공짜
만약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미술작품을 팔거나 새로 사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국 여왕이라도 예외는 없다. 바로 소더비, 크리스티와 같은 세계적 미술경매회사와 거래하는 것이다. 세계 미술품 거래를 휘어잡고 있는 곳이 이 두 경매회사로, 전세계 주요 미술품 거래의 80∼90%가 이 두 회사를 통해서 이뤄진다. 이런 경매회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히 가짜 미술품이다. 행여 가짜를 거래한 것이 밝혀지면 회사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들은 가짜 미술품 색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래 문의가 들어온 모든 작품을 거래하기 전에 감정하는 과정을 거쳐 진짜로 확인된 것들만 경매에 부친다. 미술 경매회사는 일반적으로 행정 담당과 미술 전문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미술 전문가 가운데서도 감정 전문가들이 최고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을 ‘경매의 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떤 미술경매회사가 세계적인지 아닌지는 바로 그 미술경매회사가 얼마나 작품에 대한 감정을 정확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세계적인 이유는 바로 이 감정능력에서 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이들 회사는 정교한 가짜 미술품, 그리고 자신들이 속았던 가짜 미술품을 일부러 구입해 감정가들의 훈련용으로 쓸 만큼 가짜 미술품에 대해 민감하며 전문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처럼 경매회사들이 심혈을 기울이는 미술품 진위 감정은 흔히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경매회사들은 작품 감정 신청을 받기도 하는데, 먼저 소장자가 미술품 감정을 원할 경우 작품 사진과 함께, 구입경위, 파손여부 등을 적어 보내면 먼저 1차 사진 감정을 한다. 그뒤 사진상 진품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 소장가의 동의를 받아 작품을 직접 육안으로 보고 재감정을 하게 된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울 경우 엑스레이 촬영 등 모든 방법이 동원되는 것은 물론이다. 소더비나 크리스티의 경우 감정을 의뢰하는 미술작품 사진을 하루에도 수십, 수백통씩 받는다. 이 수많은 미술작품 중 대부분이 첫 번째 사진 감정과정에서 걸러진다. 감정결과와 상관없이 일반적으로 경매회사에 문의를 하는 고객은 감정에 대한 비용을 전혀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 경매회사에서는 작품감정을 고객에 대한 순수한 서비스 차원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무료로 제공한다. 소더비, 크리스티도 예외는 아니다. 단, 감정을 받기 위해 작품을 가져와야 하는 경우 작품 운송비용을 의뢰인이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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