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 보고픈 이여, 타이요리를 함께!누구나 세상을 살다보면 쉽게 지워지지 않는 대상들이 있게 마련이다. 언젠가는 가볍게 식사라도 한번 나눠야 겠다면서도 잘 안 되어 때론 답답하기까지 한 그런 사람들. 특히 요즘처럼 한해의 끝자락에 서면 마치 못 갚은 빚처럼 마음을 조이게도 한다. 이럴 때 절기를 핑계삼아 크게 부담없으면서 인상에 남을 그런 식사자리는 없을까? 한번쯤 고민해 봄직하다. 그런 자리로 서울 역삼동 벤처벨리의 ‘와일드 진저’(02-562-9246)가 어떨까 싶다. 10여 년 전부터 미주지역에서 각광받고 있는 타이음식점들을 벤치마킹해온 새로운 개념의 타이랜드 레스토랑이다. 지금까지 보아온 타이음식점들에 비해 음식내용이 좀더 세련되고 격식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차분한 분위기가 강남의 일류 레스토랑들에 비해 손색이 없고, 오픈형태의 주방과 호텔급의 홀서빙도 고급 레스토랑 수준이다. 따라서 타이음식점으로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고, 음식 또한 오랜 역사가 담긴 신비로운 맛과 높은 수준의 음식문화의 일면을 엿보기에 충분하다. 주방장 비랏카이랏(29)과 2명의 타이인 찬모들은 타이관광성이 인정하는 전문 조리사들이고, 이들이 주축이 되어 엮어내는 40여 가지의 일품요리와 서양식의 코스요리는 웬만한 미식가들도 새로운 경험이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가격도 이탈리아나 프랑스요리에 비해 크게 부담이 없고, 푸짐한 테이블분위기도 우리의 식탁분위기와 많이 닮았다. 시원하면서도 감미로운 국물의 쌀국수와 파삭파삭 감치는 타이롤, 독특하게 질감을 살려낸 해산물, 타이의 대표적인 수프 돔양쿵, 단호박에 코코넛과 계란을 넣고 만든 인기 디저트 상가야 팍통 등 하나하나가 타이음악의 선율만큼이나 섬세하고 환상적이다. 특별한 만남을 위해 주방장이 선택한 요리들을 미리 알고 가면 이런저런 염려들을 덜 수 있다. 신선로처럼 알코올램프에 얹혀나오는 따끈한 돔양쿵 수프와 실오리 같은 당면과 야채, 쇠고기가 어우러진 얀문센 샐러드, 파삭파삭하게 입맛을 돋우는 타이롤, 메인으로 내는 닭요리 카이랏이나 해물모듬요리 콩팟 람 프릿파오 등은 취향대로 선택하면 된다. 디저트는 역시 상가야 팍통으로 이어지는데, 대부분 1접시에 2인분으로 알맞게 담아 덜어내 상대방에게 옮겨주는 미덕까지 겸비돼 있다. 3∼4인이 자리를 같이하면 전채요리와 디저트는 그대로 가고, 메인을 닭요리와 모듬해물요리 두 가지 모두 선택해 더욱 효과적인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맥주나 와인을 한잔 곁들여 1인 2만5천∼3만원선이고, 홀서빙 직원들의 자세한 설명을 들어가며 추가하거나 뺄 수 있어 상대방의 취향이나 형편에 따라 더 효과있는 상차림이 가능하다. 예약실은 따로 없지만 벽쪽은 앉기 편한 쿠션의자로 꾸며져 있고, 캐주얼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상대방에 크게 부담스럽지 않아 오히려 좋다. 2∼3일 전에 미리 예약을 하면 더욱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음식이야기는 12월 한달 동안 연말에 가족이나 친구, 직장동료들과 모임을 함께할 수 있는 최고의 음식점들을 소개합니다.
글·사진 김순경/ 음식 칼럼리스트www.OB-gree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