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 한우고기로 만든 이탈리안 스테이크‘궁’(GoONG)은 청담동 로데오거리에서 손꼽히는 한식퓨전레스토랑이다. 이곳 음식의 특성은 동서양의 만남이다. 동양적인 음식으로 한식과 중식이 주축을 이루고, 서양적인 것으로 이탈리아와 프랑스 음식의 요소가 가미됐다. 이같은 구상은 주인 노희영(39)씨의 과감한 투자와 같은 30대인 젊은 조리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만들어낸 것인데, 뜻밖의 성공을 걷어 IMF까지도 거침없이 넘어설 수 있었다고 한다. 3층 규모의 식당은 80석으로 제한된 쾌적하고 밝은 분위기와 차분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풍겨난다. 화사한 테이블 위로 큼직한 접시에 담겨나온 갖가지 음식들도 프랑스 요리나 중국 정찬요리에서나 봄직한 세련된 모습이다. 주방에는 시내 일류호텔에서 기량을 닦은 한식, 중식, 양식 등 각 분야의 전문조리사들과 찬모들이 호흡을 같이하며 늘 새로운 메뉴를 올린다. 또한 전체적인 메뉴를 1년에 4번 계절에 따라 바꿔가며 고객의 입맛에 식상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신선한 계절감과 함께 싱싱한 해산물과 야채류들이 지닌 고유한 맛을 최대한 살려낸 메뉴는 하나하나가 남다른 맛을 지녀 한번 찾았던 고객은 대부분 단골로 이어진다. 이같은 결실은 퓨전요리에 대한 과감한 시도 때문이다. 단지 소스나 음식모양만을 변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운 음식을 개발했다. 인기있는 안심스테이크의 경우만 해도 굽는 방법은 정통 이탈리안스테이크지만 쇠고기는 한우고기고, 소스는 일본된장에 땅콩가루와 콩가루를 가미해 자체 개발한 것이다. 여기에 파란 애호박과 가지, 피망볶음을 차례로 곁들였다. 또 소스가 흥건한 접시에는 샐러리나 아스파라거스 대신 숙주나물을 깔았다. 따라내는 수프도 감자수프와 호박수프(호박죽), 맑은 탕국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하나하나가 색다르면서도 입맛은 낯설지가 않다. 주방장 이태호(37)씨는 올해 15년차의 양식전문 조리사다. 대부분을 주로 이탈리아 음식에 집중해 특히 스테이크와 해물요리에 강하다. 그는 퓨전의 세계를 고정된 틀에서의 탈출이라고 주장한다. 매일 먹는 주식이지만 때로는 좀더 맛있게 먹고 싶은 욕망을 누구나 느끼게 되는데, 음식 만드는 사람들이 이러한 ‘변화의 욕망’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화와 함께 우리의 음식도 외국의 뛰어난 조리법과 독특한 맛을 가미해 좀더 새로운 맛으로 즐기려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믿는다. 오늘의 육류요리 2만7천원, 꼬리찜 2만9천원, 립아이스테이크 2만6천원, 데리야키스테이크 2만3500원, 감자수프 7천원, 샐러드 8500∼1만원.
글·사진 김순경/ 음식 칼럼리스트www.OB-gree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