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 비수기가 제주의 절정기제주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해외나들이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다. 바다 한가운데 위치해 육지와는 기후조건이 사뭇 달라 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바람결이 다르게 느껴지고, 해발 1950m에 이르는 한라산을 안고 있어 지형의 높낮이에 따라서도 계절감이 다르다. 볼거리는 물론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섬을 감싼 더없이 맑은 해안과 그림 같은 해수욕장이 있고, 중산간지대의 둥실둥실한 오름들을 감상하는 맛은 육지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경지다. 제주항과 서귀포항으로 들어오는 각종 수산물도 그 신선도가 남다르다. 경험 많은 여행자들은 제주도를 주중을 이용해 하루에 오가는 해외여행지처럼 생각한다. 하루 수십편의 항공편과 카페리가 이어지고, 각종 편의시설들도 잘 갖추어져 있을 뿐 아니라 도로망이 짜임새 있게 엮어져 직접 차를 갖고 가거나 렌터카를 이용해 자동차여행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비는 좀 들지만 아침 비행기편으로 제주공항에 내려 렌터카로 섬의 곳곳을 돌아본 뒤 저녁 비행기편으로 돌아오면 서울-강화간을 오가는 것보다 편하고 도착시간도 정확하다. 하지만 주말과 관광시즌에는 예약이 폭주해 항공편은 물론 배편까지 초만원을 이루어 웬만해선 갈 엄두를 내기 어렵다. 다행스러운 것은 8월15일부터 추석 전까지 제주도는 1년 중 보기드문 비수기로 접어든다. 아직 더위도 채 가시지 않았고, 단순한 피서여행이나 가족나들이라면 이때를 택하는 것이 좋다. 비행기는 물론 숙박비까지 주중 할인이 가능하고 대접도 융숭하다. 추석 전까지는 바닷물에 몸을 담그기에도 알맞고 중산간을 오르면 어느새 갈꽃이 피어나 가을을 느끼게 한다. 어시장에 들어오는 생선류도 이때쯤 더 싱싱하고 살이 단단해진다. 제주 명물 다금바리회는 물론 돌돔도 산란기를 앞두고 한참 살이 올라 있고, 자리돔과 참돔, 옥돔 등도 한여름보다 맛이 한결 뛰어나다. 뿐만 아니라 천고마비란 옛말처럼 제주말고기와 흙돼지, 제주꿩 요리들도 제맛이 나기 시작해 어느 것이든 맛없는 것이 없다.
글·사진 김순경/ 음식 칼럼니스트 www.OB-gree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