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야기] 갯벌 속에 꿈틀거리는 생명한여름에 서해남부 해안으로 떠나는 여행은 남다른 마음준비가 필요하다. 가도가도 끝없이 펼쳐지는 들녘뿐인 서해남부해안은 시원하게 들어앉아 더위를 식혀줄 만한 계곡 한곳 없다. 바닷가로 나가면 함평 돌머리해수욕장과 무안의 톱머리해수욕장 등이 있기는 하지만 남도여행이 처음인 도시사람들은 선뜻 옷을 벗고 들어서기를 망설이게 된다. 하얗게 눈부신 은빛백사장과 유리알같이 맑은 동해바다에 비하면 얼핏 흙탕물 같고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의 촉감이 낯설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그 특성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국 어디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서해남부해안만의 독특한 매력이 담겨 있다. 진흙벌에서 온몸에 갯벌을 바르고 천진하게 뛰어노는 해변 아이들과 함께 일부러 찾아와 건강해수욕을 즐지는 피서객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펄 자체가 생명의 원천이고 건강효과도 이루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효과는 사람뿐만 아니라 갯벌에서 나는 세발낙지며 조개류를 비롯해 갯벌을 먹고 자라는 바닷고기에까지 작용해 맛이 더욱 달고 진하다. 또 제대로 솟은 산 하나 없이 사방으로 이어지는 넓은 들녘에서, 물이 들어찬 곳은 파랗게 녹색의 물결을 이룬 논이고, 물이 없는 곳은 각종 잡곡과 양념류들로 가득한 들판이다. 이곳에 들어서면 호남의 맛이 어디서 오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전국 제일의 맛을 자랑한다는 함평한우고기와 영산강 민물장어구이, 삼호만의 세발낙지와 연포탕, 흑산도 홍탁과 무안 앞바다의 민어회, 갯벌의 별미식으로 꼽히는 짱뚱이탕과 운저리회, 진도 명주인 구기자술과 홍주, 상다리가 휘도록 차려내는 남도한정식 등 모든 것이 풍요로운 자연의 소산들이다. 마음이 내키면 하루나 이틀쯤 더 묵어온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직접 차를 몰고 떠나는 것이 더욱 즐거운 여행길이 될 수 있는 비결이며 가족 모두에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먹을거리들로 체중을 늘려오기에 알맞은 나들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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