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기는 세계 ] 2000년08월09일 제321호 

[웃기는세계] 키스 실황 생중계?

●야심한 시각, 한 청년이 애인을 집까지 바래다주고 있었다. 대문 앞에 이르러 작별의 순간 어쩐지 그냥 헤어지는 것이 아쉬었던 청년이 무드를 잡기 시작했다. 팔을 뻗어 한 손바닥을 대문 옆 기둥에다 대고 애인에게 달콤하게 속삭였다. “자기, 우리 키스 한번 하자.” “뭐? 왜 그래? 자기 미쳤어. 여긴 우리집 앞이야.” “뭐 어때? 금방이면 돼. 자 어서….” 청년은 막무가내였다. 애인도 만만치 않았다. “안 돼! 누가 보면 어떻게 해?” “아…, 괜찮다니깐. 보긴 누가 본다고. 빨리 눈감아….” 어느 새 청년의 목소리는 격앙돼 있었다. 하지만 애인은 여전히 완강했다. 승강이 끝에 청년이 막 키스를 하려던 찰나 대문이 열리면서 애인의 여동생이 졸린 눈을 비비며 나타났다. “언니, 아빠가 그러시는데 이제 그만 하고 들어오래요. 그리고 아저씨 지금 안 가면 아빠가 나오신대요.” 황당하고 무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청년에게 여동생이 한마디 더 덧붙였다. “그리고요. 제발 인터콤 버튼에서 손 좀 떼고 말하세요.”

●어느 대학교 기말시험 시간이었다. 감독관이 말했다. “시험시간은 2시간. 분명히 못박는데 단 1초라도 늦게 제출하는 답안지는 0점 처리하겠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예외는 없다.” 700여 학생들이 숨도 못 쉬고 시험을 치렀다. 이윽고 마감시간이 되어 단 학명만 빼고 다들 답안지를 내고 퇴장했다. 감독관은 다음 시간준비를 위해 시험장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30분 남짓 흘렀다. 마지막 학생이 감독관에게 답안지를 내러 앞으로 나왔다. “선생님, 답안지를 받아주세요.” 사정하는 학생에게 감독관이 싸늘한 대답을 했다. “안 돼! 절대로 안 돼. 내가 말했잖아. 단 1초가 늦어도 0점 처리할 거라고.” 그 말을 듣자 학생이 갑자가 화가 나서 큰 소리로 따졌다. “내가 누군지 알고도 이러시는 거예요?” “모르겠는데….” 감독관은 실실 비웃으며 대꾸했다. 학생이 또 말했다. “내가 정말 누군지 몰라요? 실수하는 겁니다.” "네가 누군지 관심없어. 글쎄 모르겠다니깐….” 급기야 감독관도 짜증을 냈다. “그럼 됐군요.” 이 말을 뱉자마자 학생은 자신의 답안지를 수북이 쌓인 답안지 더미 속으로 번개같이 집어넣고는 시험장을 뛰쳐나가 버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감독관은 학생이 열고 나간 문만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0점 처리해야 하는데….”

시드니=정동철 통신원dcjeong@hani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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