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과 사회 ] 2003년12월18일 제489호 

장관은 파리목숨, 관료는 철밥통

역대 교육부 장관의 평균 임기는 9개월이다. 다른 부처가 1년2개월인 것에 비해서도 짧지만, 교육부가 ‘백년대계’라는 말처럼 중장기적 대책을 집행하는 부처임을 감안하면 9개월은 지나치게 짧다.

이런 현상에는 김대중 정권의 ‘공’이 컸다. 김대중 정권은 5년 동안 7명의 교육부 장관을 갈아치워 평균 임기가 8개월 보름에 불과하다. 전두환 정권(1년7개월) 때의 절반에 불과할 뿐 아니라, 같은 기간 전체 장관의 평균 임기(10개월)에 비해서도 짧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교육부 장관은 정권과 임기를 같이 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감안하면 더욱 옹색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임 장관이 업무를 파악하는 데만 6개월이 걸리는데 DJ 때는 업무를 파악하자마자 곧 갈린 셈”이라며 “가뜩이나 심각한 관료들의 보신주의가 DJ 때부터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권은 교육부 장관을 자주 교체한 것도 문제지만, 교체 때마다 성향이 정반대인 인물을 기용해 더욱 문제를 키웠다. 정권 초기에 개혁성이 강한 이해찬 장관을 기용한 뒤 그 후임에는 보수 성향의 김덕중 장관을 임명한 것이나, 말기에 한완상 장관에서 정반대의 이상주 장관으로 바꾼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교육정책이 좌·우를 넘나들며 널뛰듯 했다. 같은 정권 아래서 후임 장관이 전임 장관의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장관은 ‘파리 목숨’이었지만, 교육부의 주류 관료들은 막강한 ‘철밥통’을 자랑한다. 고시 출신 관료들은 대부분 외국 유학을 가는 혜택을 입는다. 12월 현재 105명의 고시 출신 서기관 중 83%가 국비로 외국 유학을 다녀온 경력이 있다. 교육부 관료 중 상당수는 교육부의 ‘관리’를 받는 국·공립대에 출강하면서 부수입을 올리기도 하고, 퇴직 뒤 자신이 ‘관리’했던 사립대 교수로 나가기도 한다.

한 지방대 교수는 “교육부에서 주류에 포함되면 앞길이 탄탄대로다”라며 “장관은 순간이고 관료는 영원한 곳이 바로 교육부”라고 비꼬았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




↑Back to th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