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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섹션 : 사람과 사회 등록 2003.07.16(수) 제468호

[사람과사회] 보신탕 먹고 응급실 갈라!

[개고기의 의학적 효능]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짜고 시고 독성이 없다. 오장(몸의 기관들)을 안정되게 하고 오로와 칠상(과로와 손상)을 보하고, 혈맥을 도우며 장과 위를 두텁게 하고 골수를 보하고 허리와 무릎을 데워준다. 양도(정력)를 일으키고 기력을 더한다. 누렁개가 제일이다.”

<동의보감>의 개고기 관련 내용이다.

일부 사람들은 보신탕(補身湯)을 신장 신(腎)자를 쓴 보신탕(補腎湯)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은 우리 몸의 장기 가운데 신장(콩팥)이 성 기능과 관련 있다며 보신탕을 정력제라고 주장한다.

속설처럼 보신탕이 정력제일까.

조병수 현제한의원 원장은 “한방에서는 보신탕의 ‘신’은 정력을 상징하는 신장 신(腎)자보다 몸 신(身)을 뜻한다. 보신탕은 전체적으로 몸을 보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예로부터 민간에서 폐렴이나 폐결핵 등 폐질환을 오래 앓은 사람에게 개고기나 개소주를 쓰곤 한다. 한의사도 폐를 보하는 의미로 환자들에게 개고기를 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개는 땀을 흘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피부에 땀구멍이 없어서 여름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땀이 많이 나는 복날에 땀이 나지 않는 개고기를 먹는 것은 여름철에 땀을 적게 흘리기를 바라는 뜻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신탕을 조심해야 할 사람도 있다. 조 원장은 “태음이란 체질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평소에 땀을 많이 흘려야 몸에 좋다. 이런 사람이 개고기 먹고 덥다고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면 땀 구멍이 막혀서 노폐물 배출이 안 되어 순환이 안 좋아진다. 심한 경우 중풍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방에서는 개고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송호진 서울 세란병원 내과과장은 “복날 무렵이면 보신 음식을 잘못 먹고 응급실로 실려오는 환자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송 과장은 “지방과 단백질을 조심해야 하는 간경변증·췌장염·담석증 환자들이 개고기 등 보신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간 질환자들은 특히 단백질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합병증이 없는 간경변증 환자의 하루 단백질 섭취량은 몸무게 1kg당 1g 정도이다. 그런데 개고기 100g에는 19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간 질환자가 개고기 수육 1인분(200g)을 먹으면 하루종일 다른 단백질 음식 섭취을 조심해야 한다. 송 과장은 “간 질환을 앓고 있다면 동물성이 아닌 콩·두유·두부·생선 등을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방질 제한이 필수적인 담석증 환자도 보신탕을 피하는 게 좋다. 송 과장은 “정상체중인 담석증 환자는 지방을 하루에 30g만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개고기 100g에 들어 있는 지방질은 20.2g이라 담석증 환자는 개고기 1인분만 먹어도 지방 하루 권장량을 넘는다”고 말했다. 췌장염 환자 또한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췌장액이 많이 분비되어 통증이 심해지고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간 질환자, 췌장염, 담석증 환자들은 여름에 보신탕을 자제하는 게 오히려 보신하는 길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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